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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한 Nov 04. 2021

좋아하는 일이 있어서 너가 부럽다.

그런데, 나는 네가 부럽다.


결론: '나'에서 '나'로 찾아가는 여정일 뿐. 파이팅!!! 


어제저녁 오래간만에 학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원래는 1년에 2~3번 정도 만남을 가졌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말 간만에 만났다. 이젠 과거가 되어버린 학교 이야기, 일하면서 얽힌 이야기, 헤어진 여자 친구, 결혼하냐 마냐?... 30대에 다들 들어서서 그런지 이야깃거리의 화제는 다양했다. 그런데 오늘의 '글감'은 한 친구와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생겨났다.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한 친구가 넌지시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네가 부럽다?

이 문장을 처음 듣는 것은 아니다. 대학 동기 중에서, 아는 동생들, 지인들 모두에게 듣는 문장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이 말에 답변을 했다. 


나는 네가 부럽다.
(그리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의 '일'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이야기 같다. 


지방에 살아서 멀리 가기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성적도 엄청 좋지 못해서 집 근처에 있는 학교를 갔다. 그리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과와 연관된 직장을 알아봤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언가 좋아하는 일은 하고 있지 않다. '그냥' 살기 위해서, 남들이 지금 나이에 다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일한다.' 그리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약간 불안하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했던 이야기 전에 했던 것을 적어보면 이렇게 변한다.


술자리 (그 친구의 시점)

최근  4년 넘게 다닌 회사와 작별하고 이직을 했다. 내가 이직한 이유는 회사의 잠재력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원에서 대리를 거치고, 팀장까지의 자리까지 승진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떻게 사람과 관계를 맺고,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녹록지 않은 회사 라인(?!)에서 살아남는 법 등등. 그리고 이런 고과를 인정받고 지금의 회사에는 20% 정도 연봉을 더 받고 이직에 성공했다. 이직 과정에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이 너무나 도움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알기에 나는 친구에게 '부럽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전했다. 왜냐하면 어쩌면 '그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진짜' 너에게 잘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다양한 직종의 일을 해보면서 느낀 점으로 진짜 그 일에 정말 맞지 않는다면 실력 또한 쉽게 늘지 않는다. 또한 이렇게 오랜 기간 같은 직종에서 일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친구는 그렇지 않다. 또 다른 누군가가, 혹은 어떤 매체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친구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어렴풋이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 끝에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그냥 하는 일등 어떤 의미의 일을 하든 간에 나는 이러한 인생의 과정이 나를 다시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지내면서 정신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여기서 '천성'의 윤곽이 잡힌다. 다만 당시의 시기에 따라서 자신의 천성과는 상관없이 '일'을 잡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잡은 일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유지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친구는 역행하지 않고 잘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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