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May 17. 2016

대중의 수요와 나의 색깔의 접점찾기

1인기업은 어떻게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 2012.05 작성

힐링캠프에서 이효리가 그러더라.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고 있었다고." 그래서 그 이후로는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좀 더 자신을 사랑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난 이효리랑 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맞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만나야'하는데 만나기 위해서는 나의 색깔만 고집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접점과 나의 색깔을 유지하는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잘 살폈어야 했다. 고민을 통해 그게 어디인지 찾고 그것이 '타협'이 아닌 '균형'이란 것을 깨달았어야 했는데 지금에야 깨달았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늦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가 하는 일은 '기술과 인문학'의 접점에 있는 것이라고. 아마 그것은 기계라는 테크놀로지에 사람이라는 감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함축한 것이리라.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중을 따라가서도 대중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지만 거기에 자신의 색깔 즉, 가치/철학 등을 녹여낼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노래나 영화, 예술, 사업 등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래서 인디밴드와 대중가요,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대중 예술과 순수예술 그리고 타겟을 어떻게 잡느냐로 나뉘는 사업의 확장성까지 이와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이분법적으로 사람들의 요구 VS 나의 색깔 로 나누고 싶지는 않다. 이 부분이 중복되서 너무나 편하게 일을 진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요구에만 맞추다보면 피곤해지고, 재미도 없어지고, 본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효리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나의 색깔만 앞세우다보면 어느 순간 세상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일에 대한 의미와 존재가치를 부여한다고 해도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는 일은 공허한 메아리만 들리는 원맨쇼일 뿐이다. 가끔씩 나만의 색깔로 무장한 누군가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대중의 요구를 잘 파악했을 뿐이지, 그것이 전혀 대중이 원하지 않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타일링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 전에도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서비스가 존재했지만 원하는 타겟의 색깔이 좀 달랐다. 기존의 '퍼스널 쇼퍼' 역시 수요의 계층이 다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전에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 일을 '직업화'하고 '시장'을 만들려는 노력은 근래에 형성되었다고 본다. 아마 전에도 생겼다가 사라진 직종일지 모르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좀 더 알려보고 싶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제까지의 나는 '나만의 색깔'만 유지하느라 아니 정확히는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시장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소해보이지만 '하기 싫어하는 일'도 해야함에 분명했다.(물론 내가 가장 편하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지식 서비스'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있음에도 '서비스'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꺼려했던 나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서비스'로써 갖춰야 할 마인드와 행동을 하고 있지 못함에도 반성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던 일이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 일에 대한 정의를 바로잡고 '서비스'외의 수익구조로 금전적인 안정을 취하려고 했던 마인드를 바꾸고자 한다. 물론 나의 수익구조는 그대로 가져가지만 우선 '퍼스널 스타일코칭이'라는 1:1 서비스만으로도 안정화를 할 수 있게 목표를 설정해야겠다. 이게 내 스타일이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했던 마케팅과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바꾸고 매진할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이라,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 더 이상 불평하지 않겠다. 재미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운인가를 잊고 살았다. 느껴진다. 온 우주가 나를 위해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것이.  

매거진의 이전글 두려운 건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르기' 때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