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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20. 2016

스타일 코치 칼럼 #3 당신의 몸매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라고 보는 시선이 편협한 것일 뿐

지난 주, 스토리펀딩 리워드로 30대 여성분의 옷장코칭을 진행하고 왔다. 그녀는 취직하기 전 66사이즈였으나 직장에 들어간 이후 1년 반 동안 체중이 불어나 지금은 88 사이즈가 되었다고 한다. 살을 빼면 입으려고 남겨둔 66사이즈의 옷들이 옷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난 살이 쪄서 맞지 않게 된 옷은 옷장에서 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1년 동안 10Kg 정도가 쪘을 때 내가 입었던 옷을 쉽게 버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옷들은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 옷들은 아니다. 옷장의 공간을 차지하는 옛날의 추억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래거나, 해지거나, 의뢰인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하는 옷들을 제외한 사이즈만 작을 뿐 의뢰인에게 잘 어울렸을 것 같은 옷은 남겨두었다. 지금까지 옷장 코칭을 했던 여성분들의 옷은 세월에 의해 사이즈가 맞지 않게 된 옷으로 이미 그녀들 스스로도 그 옷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케이스는 좀 달랐다. 공감이나 감정이입에 서툰 나였음에도 옷을 마구 빼버릴 수가 없었다. 


게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66사이즈의 옷들이 아니었다. 나에게 잘 맞는 스타일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매력을 찾아가야 하는데 사이즈에 맞는 옷을 찾기부터가 난관이었다. 그래서 그녀 역시 지금 입는 옷이 몇 가지 되지 않았고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옷보다는 그냥 사이즈에 맞는 셔츠와 정장바지, 검은색 자켓 정도로 스타일링을 하고 있었다. 옷장에서 빼낼 아이템들을 다 정리한 후 어떻게 매치해서 입을지 모르겠는 아이템에 대한 피드백과 추가해야 할 아이템에 대한 피드백을 다 하고나서 그녀가 한 말은 "결국 제 몸매가 문제네요."였다.


"OO님, 몸매가 문제가 아니에요. 다양한 사이즈를 만들지 않는 시장이 문제인 거지. 그러니 나의 매력을 보여줄 사이즈에 맞는 괜찮은 아이템을 찾아봐요." 지금은 77 사이즈 이상의 옷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예전보다는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88사이즈의 개성있는 여성분들을 보게되는데 척박?한 환경에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그녀들이 멋있어 보인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시선?이 반영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녀들은 몸매 사이즈랑은 상관없이 그냥 개성있는 그녀들 중 한 명인데 그녀들을 유난히 멋지게 보는 것이 그런 세태를 반영한 의식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선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나와 다른 타인의 성격, 생김새, 경제력, 인간관계 등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개인의 자유이긴 하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약점이라고 느낄만한 부분(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에 대해 배려하지 못하는 태도는 부끄러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회 분위기 또한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직장을 안다녀서 그런지 외모나 몸매에 대해 특별히 뭐라고 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은데(음... 나의 흰머리에 대해서 언급한 사람들이 몇 있긴 있구나. ㅋㅋ)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장에서는 이런 지적질이 특별한 일은 아닌 것 같다.(하긴 나도 직장 다녔으면 염색을 계속 했을지도...) 여튼 일반적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하자' 있는 사람들로 취급하는 사람들의 편협한 사고방식과 태도는 스스로의 찌질함을 가리기 위한 발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결론내려는 건 지적질하는 사람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줄어들어야 하는 건 맞지만 나는 좀 더 플러스 사이즈 여성분들의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춰 결론을 내고 싶다. 일단 앞으로 쇼핑몰 시장은 국내와 해외의 벽이 사라질 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해외직구(단점도 있긴 하지만 이건 뭐 우리 나라 쇼핑몰을 이용해도 마찬가지)가 활성화되고 있고 나를 위한 아이템에 대한 주체적인 소비는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과감히 주장해본다. 


첫번째, 직구를 활용해보자!

나는 가끔 ASOS.COM 에서 아이템을 구매한다. 우라니라에서 찾기 어려운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돌아다니기도 좀 귀찮다. ㅎㅎㅎ 그런데 여기는 플러스 사이즈 카테고리가 따로있다. 그냥 일반 아이템이 4사이즈(우리 나라 44)부터 16사이즈(우리 나라 88)까지 나오며 플러스 사이즈는 18사이즈에서 28사이즈(몇 인지도 잘 모르겠다)까지 나온다. 그냥 우리나라 플러스 사이즈가 다른 나라에서는 평범한 사이즈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에서 쇼핑이 어려운 플러스 사이즈 여성분들에게 직구를 무조건 추천한다. 입어보고, 신어보고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시행착오는 필요하지만 나에게 잘 맞는 사이즈를 찾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두번째, 핀터레스트를 참고하자!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사이트는 바로 www.pinterest.com 이다. 핀터레스트는 특정 주제에 해당하는 정보를 이미지 형태로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 패션이나 여자 패션 정도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트릿 패션의 모음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인 것이 핀터레스트에서는 좀 더 확장된 많은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최근에 진행했던 프로젝트 333(옷장 속 30가지 아이템으로 한 계절을 날 수 있도록 하는 코디 프로젝트)라던가 플러스 사이즈로 검색하면 플러스 사이즈의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스타일링해서 입는지 또한 볼 수 있다. 그녀들 중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아 따라하거나 시도해보면서 조금씩 스타일링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세번째,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자!

나같은 경우는 실제로 여성들이 스스로의 매력을 좀 더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그녀들의 옷장을 분석/분류/정리하고 쇼핑을 도와주는 일을 하지만 플러스 사이즈 여성분들을 진행해본 적은 몇 없어서 그 분야에 전문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66100 플러스 사이즈 잡지의 편집장이자 플러스사이즈 모델인 김지양님은 다를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과 함께 뷰티 워크샵도 진행하니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를 꾸미고 안 꾸미고는 체형이나 외모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외적인 부분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진다면 현재의 내 모습에서 나를 더 사랑하고 긍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66100으로 검색하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살을 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다이어트로 인해 달라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살과는 상관없이 나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시선으로 남들을 볼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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