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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25. 2016

스타일 코치 칼럼 #4 리스크에 따른 헤어의 법칙

나에게 어울리는 헤어를 찾고 싶다면

오늘은 헤어 스타일링에 따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스타일링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헤어. 왜 헤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까? 사람의 분위기(이미지)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얼굴, 두번째는 헤어, 세번째는 몸과 옷이다. 몸과 옷을 하나로 보는 이유는 내가 나를 보거나, 아니면 나의 나체를 볼 수 있는 누군가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과 만날 때는 몸과 옷이 합해진 느낌을 보기 때문이다. 분위기(이미지)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타인에게 전달되는 느낌이므로 (내가 바바리맨이 아닌 이상) 몸과 옷을 합해서 보는 것이 맞다.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나의 표정과 말본새와 합해져 하나의 인상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타인과의 관계 맺기는 중요한 생존 법칙 중의 하나이므로)를 잘 맺기 위해 더 좋은 인상을 갖고자 노력한다. 나에게 맞는 화장을 잘 배우거나, 피부관리를 받거나, 나의 결점을 가리기 위한 성형을 감행하거나. 과도한 성형으로 얼굴을 심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타고난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바로 전체 스타일링에 영향을 주는 느낌이 되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이미지를 아는 것(나의 이미지적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 알아야 그 느낌을 자유롭게 스타일링할 수 있기 때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얼굴과 맞닿아?있는 헤어는 몸과 옷만큼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런 분위기(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에 대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를 들어보자면 김혜수를 떠올려보자. 사실 김혜수가 데뷔(17살 때 데뷔)했을 때부터 긴 머리를 고수하는 동안은 청순한 느낌이 더 강했다. 각종 시상식에서 섹시한 드레스를 입는 것으로 섹시 이미지가 구축되었지만 그녀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줬던 건 숏 커트를 감행한 드라마 '스타일'이 아니었나 싶다. 세련되고 화려한 분위기의 커리어우먼은 그녀의 이미지적 강점을 잘 활용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도둑들까지 해서 그녀의 헤어를 떠올려보면 정돈되지 않은 느낌의 커트를 통해 좀 더 차가운 세련미를 줌으로써 많은 여성(읭?ㅋㅋㅋ)들의 눈을 하트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면 헤어는 타고난 이미지적 강점을 강화하는 걸로만 활용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보통 남성들의 경우는 이미지적 강점보다는 이미지적 약점을 커버할 때 헤어 스타일링의 위력을 볼 수 있다. 순박하고 다소 촌스러운 인상의 남성들이 그런 인상의 변화를 원할 때 모던하고 세련된 헤어 스타일링을 하게 되면 느낌의 상쇄효과로 인해 좀 더 원하는 인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여성을 예로 든다면 귀여운 느낌의 구혜선을 떠올려보자. 그녀의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앳된 이미지로 귀여운 느낌의 펌과 앞머리 단발 등이 잘 어울리는데 이미지를 찾아보면 숏 커트를 해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숏 커트는 중성적인 느낌을 줌으로써 머리 자체만 본다면 여성스러움보다는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원피스 등 여성스러운 아이템과 같이 매치할 경우 극과 극의 조화로 인해 여성미가 극대화된다. 마치 보색과 같은 효과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앞머리를 살림으로써 숏 커트 중에서도 귀여운 느낌이 살아있는 숏 커트를 선택해 자신의 이미지적 강점은 살리고, 앳되고 여성스러운 느낌은 보완(낮춘)한 헤어 스타일링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헤어는 내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이미지)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헤어 스타일링을 선택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많은 여성들이 옷을 넘어 머리를 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그건 내가 원하는 머리가 어떤 스타일인지 잘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보는데 이것은 옷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찾아나갈 수 밖에 없다. 나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가슴은 아프지만 실패를 통해 찾아가는 방식이 제일 효과적이다. 머리는 옷보다 더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한 번 잘라내면 다시 자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펌이라도 잘못하면 손상된 머리와 복구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배가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헤어를 찾고 싶다면 50:50의 확률에 도전해보는 수밖에 없다. 



과감히 내가 했던 머리의 사진을 공개하겠다. 그나마 이 때는 염색을 했던 시기라 흰머리는 없다. 왼쪽은 내 생애 두 번째 실패했던 머리고 오른쪽은 과감히 도전해 숏 커트가 어울린다는 걸 발견한 머리다. 둘 다 스타일 코치를 하고 있을 때다. 그리고 왼쪽은 미장원에서 바로 나오고 나서 찍은 사진이며 오른쪽은 그 다음 날인가에 찍은 사진이다. 8년 정도 머리를 맡겼던 선생님이었기에 저런 머리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그저 멘붕에 빠져 '이 시기도 곧 지나가리라'는 현자 타임으로 버텼던 것 같다. 이런 극단?을 경험하고 나니 더 얼마나 나빠지겠냐 차라리 해보고 싶은 머리를 다 해보자 마음먹게 되었고 나에겐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숏 커트를 감행하게 된다. 내가 숏 커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중학생 때 숏 커트를 했다가 망했던 기억과 평균 사이즈 이상의 얼굴 크기가 더 커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릴 때는 내가 원하는 헤어의 이미지 사진을 가져가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과 상의한 후에 머리가 잘못돼도 선생님을 원망하지 않겠다는 눈빛을 보내야 한다.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이 나와 이 머리가 어울릴지 1점부터 5점까지 매길 수 있는 정도의 선견을 가졌다면 좋겠지만 둘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건 머리가 실제로 짠 하고 나와봐야 아는 것이기에 그런 선견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덜컥 점수를 매기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있는 자가 미모(털毛)를 갖는다고 나에게 어울리는 헤어를 찾기 위해서는 과감히 도전해볼 필요는 있다. 스스로가 감각이 없어서 100:0의 비율로 실패했다면 주변의 지인을 총 동원해 용한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을 찾아 헤어를 맡겨보는 것도 좋다. 


리스크가 큰 만큼 만족스러운 헤어가 나올 경우 그 머리가 유지되는 동안은 내가 원하는 분위기(이미지)를 풍길 수 있음과 동시에 나의 미모(모양貌)가 업그레이드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실패했을 때의 아픔이 두려워 시도해보지 않는다면 평생 안전한 헤어 스타일만 고수하며 좀 더 색달라지고 싶은 욕망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아니면 다른 걸로 해소하거나) 반드시 시도해봐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할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숏 커트를 한 후 주변의 반응은 칭찬 일색이었다. 숏 커트를 하고 나서 언뜻 보이는 중성적인 느낌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이미지)였고 더 커보이지 않을까 우려했던 얼굴 크기는 오히려 갸름해 보였다. 재미있는 삶에는 그만큼 큰 리스크가 따른다.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키운다면 변화된 헤어를 통해 재미진 삶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두번째 책을 위한 글입니다. 일단 생각나는 주제를 수요일에 하나씩 업로드 후 5꼭지 정도 모이면 출판사에 컨택해볼 생각입니다. 제목은 미정이며 생각나는 제목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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