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1) 도와 드릴까요?

by 이문연

운동하고 나와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랑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나는 그 뒤에 서 있었는데

몇 분 후 택시가 오더니 여성분이 손을 들더라.


택시가 정류장 앞에 섰다.


그런데 여성분이 택시 쪽으로 안 가고 정류장 근처 나무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난 의아하게 생각하며 쳐다보았는데

여성분 걷는 게 좀 불편해 보여서 봤더니

신체적 장애(수족 마비)가 있어서

경계석을 바로 내려가지 못하고

나무를 잡고 바닥을 잡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


바로 가서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봤다.

(아마 '나이든 남자분'이었다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택시까지(3m 거리) 부축해 줬다.


비장애인들이 3초면 탔을 그 상황에서

그녀가 택시를 타기까지는 30초의 시간이 걸렸다.


마을 버스를 기다리며 괜찮은 택시 기사님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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