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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30. 2016

비교하지 말 것! 조급해 하지 말 것! 나를 믿을 것!

1인기업, 천천히 꾸준히 갈 수 있는 이유 - 2012.07

몇일 전 자기다움 동북모임에서 꿈을 향해 가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전에 내가 이것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적어놓은게 있었는데 그 땐 왜 그렇게 이게 생각이 안 나는지. 나의 기억력은 정말 대책이 없다. 쩌비.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할 때 그 일에 대해 갖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은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비교하지 말 것, 조급해 하지 말 것, 나를 믿을 것"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에서야 이런 건 암시렁 소용도 없다. ㅎㅎㅎ) 물론 숨은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검색해서 찾기가 쉽지 않았고 활동여부도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엔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있는 건지 못하고 있는 건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진행할지 알리가 만무했다. 스타일책을 보며 공부했고 그 때 그 때의 경험을 밑천삼아 다음에는 다르게 시도해보고 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1년쯤 지나니까 관심있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는 선에서 간단하게 가이드라인을 쳐 주자 그 사람들은 꽤 빨리 자리를 잡아갔다. 블로그 이웃을 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지만 기쁨도 잠시 혼자있을 때와는 달리 겁나게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같은 분야의 사람에게 처음으로 비교의식을 느낀 것이었다. 


타인과의 비교는 두 가지 영향력을 불러온다. 긍정적 영향력과 부정적 영향력. 긍정적 영향력이란 그 사람이 잘하는 내가 못하는 부분 중에 닮고 싶은 부분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하는 벤치마킹이야 말로 비교의식의 최대 수혜이다. 부정적 영향력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자책이나 열등감으로 빠지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잘하는 것처럼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자책이나 열등감은 내가 하는 것을 '잘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의 판단을 불러일으키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에너지를 움츠러들게 한다. 이것은 잠시 움츠렸다가 '아냐 난 잘할 수 있어'로 대체되는 환기성 역할이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이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가장 안 좋은 건 그 사람이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거나 정말 잘 나가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방식을 무작정 쫓아가는 것이다. '나도 저런 식으로 해야 하나?' '일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런데 생각만 바꾸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하는 식의 고민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가게 마련이다. 이 때를 잘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돈과 승진을 찾아 떠나는 그 골드러시의 물결을 타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없는 나를 싫어하기도 했다. 좋은 성과를 낸 직원들이 단상에 올라 명예를 얻고 돈을 받으면서 서서히 승진의 길을 달려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할 일이란 초라하고 어두운 객석에 앉아 박수를 치는 일 밖에 없다는 것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 길을 가고 싶지 않았고 잘할 자신도 없었다. 그 길은 나보다 훨씬 더 외향적이고 친화력 있으며 영리한 처세술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영역이었을 뿐이다. 승진과 돈은 매력적인 것이지만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43세에 다시 시작하다.'중에서 구본형 


타인이 잘 나가는 것. 혹은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래야 내 일이 제대로 보인다. 그렇게 해볼까? 똑같이 해볼까? 그럼 나도 빨리 돈 벌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난 생각만 그렇게 할 뿐 그 쪽으로 가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끌어내듯 완전히 넘어가지 못하고 왔다갔다 할 뿐이었다. 그런 고민과 방황 속에서 갈 지자로 나아갔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내 자리를 잡아갔다. 구본형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강점이 있고 나는 나의 강점이 있다. 그 사람을 쫓고자 하는 욕망은 충분했지만 그 사람과 똑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고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다. 결국 생각이 재능과 강점에 굴복? 아니 합의를 본 셈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비교하지 않고 가려고 한다. 특히 나의 경우는 자존심도 없어서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아니라 '나는 달라'하고 인정하는 편이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내 스스로의 성장에도 더 도움이 된다.  


조급함은 성과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이 정도 했으면 이정도의 결과물을 내어야 하고, 이 정도 기간이 되었으면 이 정도 위치는 올라가 있어야 한다. 1인기업을 해서 좋은 점은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경쟁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한 것이었는데 알고보니 1인 기업의 세계에도 경쟁은 존재했다. 왜냐하면 나와 같이 시작한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속내가 어떻든 보여지는 것만으로는 역시 앞 부분과 같이 좌절할 요지가 충분하다. 그들이 부지런해서? 잘나서? 나와는 다른 강점이 있어서? 이러한 생각의 반대급부는 나는 그들보다 '게으르고, 잘 나지 못하고, 나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와 같은 자괴감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1인기업의 세계는 그들만의 또 다른 경쟁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기존의 사회에서는 아주 장기간 일한다 해도 그 성장이 이어질 확률이 적다. 그리고 성장이 최고치가 되었을 때는 그 책임감과 부담감 역시 최고치를 찌른다. 1인기업은 속도는 다를지언정 천천히 가도 언젠가는 내가 만족하는 성장을 할 수 있다. 다른 게 있다면 바로 그거다. 


토끼와 거북이. 천천히 간다고 해서 나를 비난할 것인가? 그 자리에서 포기할 것인가? 난 조급해 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얼핏 굉장히 쉬워보여도 굉장히 어려운 마음가짐 중의 하나이다. 3개월 간 일이 없어본 적이 있는가? 어떤 것을 시도했을 때 결과가 시원치 않더라도 또 다시 시도할 수 있는가?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은 목표를 위해 아주 빨리 달리지지는 않더라도 주변의 꽃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가끔 나를 가로지르는 사람들과 인사도 하면서 잠깐 앉았다가 걷고 목을 축였다가 걷는 여정의 반복이다. 그 중간은 어떤 상황에 놓일지라도 목표를 이루리라는 끈을 놓지 않고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나에 대한 토닥임이다. 그래서 빨리 못간다고 나를 채찍질 할 필요도, 너무나 빨리 앞서간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물론 부럽기는 하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유지하기란 상당히 힘들어진다. 


'어느 일에나 다 때가 있다' 일을 하면서 유난히 속담이나 격언에 격찬할 일이 많아졌다. 어떻게 이렇게 맞는 말만 골라서 했는지. 어떤 일이 그르쳤을 때 안 되었다고 속상해 할 일도 없고, 어떤 일이 빨리 성사됐다고 해서 크게 기뻐할 일도 없다. (물론 기쁘긴 하다.) 지나고 보면 그 일이 왜 안 되었는지, 그 일이 왜 성사되었는지 그 당시에는 감정적으로만 받아들였던 것들이 나중에는 톱니바퀴 돌아가듯 내 인생에 맞물림으로 다가온다. '아 그래서 그 때 그랬던 거구나' 그런 상황을 계속 접하게 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조금 쿨해질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좀 쿨한가보다. ㅋㅋㅋ)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엄청 여유있게(좋은 의미가 아닌) 보일 수도 있지만 내 스타일대로 가는 것이 좋다. 하루 빨리 돈을 이만큼 벌고, 명성은 이만큼 쌓였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날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게 아니란 것을 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때가 되면 다 되리라는 것을 알기에 가능하면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급해 하지는 않지만 그러는 와중에 준비는 한다. 그것이 바로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다. 


나는 사람의 관계는 가능하면 순수한 것이 좋다고 신봉하는 축에 속하는 숙맥이다. 나는 이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변하지 않는 속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할 수 없다면 내 비즈니스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43세에 다시 시작하다.'중에서 구본형 


나를 믿는다.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서 믿는다기보다는 믿기에 할 수 있다.가 더 맞는 편이다. 내가 하는 행동하나하나가 나중에 나에게 좋은 것들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한 가지에만 매진할 수가 없다. 그냥 즉흥적으로 끌리는 것이 있으면 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모여 나중에 정말 큰 뭔가가 만들어질 거란 예감이 든다. 그래서 나를 믿고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 할 이야기 등에 대해서 최대한 솔직하게 행동한다. 속이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건 나와 맞지 않다. 맞지 않기보다는 젬병이다. 거짓말도 잘 못한다. 말을 버벅대고 얼굴에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에서 만남에서 그렇게 드러내는 내가 좋다. 그런 의식이 나를 배신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가져다줘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떤 목적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억지로 감추려고 하지는 않는다. 상황과 사람과 나에 맞게 최대한 조절한다. 그렇듯이 나를 알고 나를 믿으면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선점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관계에서보다 일에서 나를 믿는 것이 더 어렵다. '조화'라는 특성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는 정말 한쪽이 송곳처럼 튀어나가지 않는 이상 원만하게 유지하는 편인데 일의 경우는 때로는 '카리스마'가 필요하기에 그런 점이 부족한 나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면서도 '카리스마'에 대해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아우라처럼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 특별히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지 않는 일면도 있다. (자의식이 강한 아이의 불편한 사회생활인가 ㅡㅡ) 게다 이상하게 의뢰인한테만큼은 더 수동적이라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내심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뭐 이것도 이제까지 고민해보니 다른 방법이 있긴 하더라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시도를 해보지 않았기에 확언을 하지는 않겠다.  


일이 내 맘대로 풀리지 않아도 나를 믿는다. 또 다른 방안을 찾아 시도해본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것은 지금은 미미해보이지만 나중에 가서는 큰 파급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일을 시작한 후 일정부분은 씨를 뿌리는 기간이라 하였다. 남들보다 씨 뿌리는 기간, 물 주는 기간, 싹이 자라나는 기간은 좀 길 지언정 내 식량?도 언젠가 제크와 콩나무의 콩나무처럼 하늘로 쭉쭉 뻗을 날이 올 것이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지껄이는 말이 아니라 정말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도 주변에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나를 믿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나를 더 믿는 것 같다. 나를 믿지 않으면, 이 일이 잘 될거란 믿음도 생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나를 믿는다. 가끔 뛸 때도, 앉아서 쉴 때도 있겠지만 최대한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내가 준비 되었을 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내가 영향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난 나를 믿는다. 그렇게 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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