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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30. 2016

1인기업에겐 한 순간의 좌절도 허용되지 않는가?

좌절의 시간을 단축하는 나만의 방법 - 2012.09 작성

요즘 첫 책을 내기 위해 다시 출판사를 컨택 중이다. 일주일 쯤 지나니 거절 메일이 하나둘 씩 들어온다. 물론 거절 메일을 안 주는 곳이 더 많다. 거절 메일을 주는 곳은 그나마 규모가 있는 곳이다. 그들의 거절 메일에서 느껴지는 '정중함' 때문인지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이건 운명론적인 것도 아니고 자조도 아니지만 그냥 나와 맞는 곳이 있을 거라는 위안과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크게 개의치 않게 된다. 뭐든 안 되는 것을 붙잡고 안달복달 하는 것보다 내가 해야하는 일들을 계속 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좌절하고 싶어도 좌절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좌절보단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삶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과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그리고 지지부진하게 되면 맥이 빠지게 마련이다. 일이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반복되다 보면 자괴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1인기업이 가장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자괴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말로만 '긍정'을 외치는 긍정의 힘이 아닌, 어떤 상황에 닥쳐도 개의치 않고 가던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는 습관적 '긍정'이 필요한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처럼 이 습관적 긍정으로 무장한 자만이 보이지 않는(1인기업은 언뜻 경쟁에서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 경쟁은 똑같이 존재한다.) 무한 경쟁에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어제 만난 지인분이 블로그를 보니까 엄청 바빠 보이던데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물었다. 그래서 난 그다지 바쁘진 않은데 나의 블로그는 나를 엄청 바쁘게 보이는데 한 몫 한다니까 웃고만다. 난 내 블로그를 쫓아가기 바쁘다. 엄청 바빠야 하는데 바빠 보이기만 하고 바쁘지는 않으니 이 괴리감을 어떻게 해서든 채우는 것이 나의 할 일이다. 그리고 1인 기업에겐 자주는 아니더라도 내가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극'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침체되기 딱 좋은 환경이기도 하거니와 아무것도 안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동안 활동이 뜸했던 연예인이 '화보집'으로 이슈를 만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런 식으로라도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듯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나, 타인과의 협업에 의해서나 자꾸 '자극'이 되는 '이슈'를 일으켜야 한다. 


좌절의 순간은 예고없이 다가온다. 불현듯 엄습하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동굴 안으로 파고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은 적정선의 불안과 두려움이 가는 곳마다 신호등처럼 지키고 있는 그런 길이었다. 다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와 자신감으로 묵묵히 걸어간 것일 뿐. 1인기업이 아니더라도 불안과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 사실을 직시하면 불안과 두려움의 크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생긴다. 칼자루가 내 손에 쥐어지는 순간이다. 이것이 내가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인가? 아닌가? 대신 용기와 자신감도 적절히 충전해 두어야 한다. 그것이 언제 어디서도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다. 너무 힘들고 외롭고 고독할 때 한 순간의 좌절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좌절의 순간을 인식하고, 좌절의 시간을 단축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지만 내가 앉아서 울던 자리에 흔적이 생기기 전에 훌훌털고 일어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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