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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un 08. 2016

스타일코치 칼럼#6 자기 긍정을 위한 외모 균형점 찾기

외모 이상향과 현재 외모와의 간극


외모균형이란, 자신의 이상향 이미지와 자신의 현재 이미지와의 균형이 적절한 거리(또는 일치)를 유지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외모불균형 일 때 즉, 자신의 이상향 이미지와 자신의 현재 이미지와의 거리가 너무 클 때 사람들은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며 끊임없이 기준에 도달하고자 한다.

- 이문연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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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이 어떻든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나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20대 때야 의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변화(다이어트 or 성형 or 스타일)를 꾀하지 않는 이상 어제의 내 모습은 내일의 내 모습이, 내년의 내 모습이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30이 넘어가면 친구들의 수다에서 빠지지 않는 노화의 징조가 있었으니. 그것은 탈모와 흰머리 더 나아가 피부의 탄력도 저하, 뛸 때마다 느껴지는 골밀도의 가벼움이다.


40대나 50대 그 이상의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콧방귀를 뀌고도 남겠지만 원래 내 손에 박힌 까시가 제일 아픈 법. 30대부터 노화가 천천히 시작되는 것은 죽음을 대비하여 삶을 좀 더 아끼라는(너무 거창한가. ㅡㅡㅋㅋㅋ) 무언의 신호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참 그래서 나의 노화 역시 30이 땡 하자마자 시작했는데 유별나게 건강한 몸이라 하여 그 노화는 머리카락에 다 집중되었으니 30살에 한 두 가닥으로 시작한 흰머리는 지금은 우리 아빠보다 더 많아졌다. (이 대목에서 BGM '미소를 띄우며 너를 보낸 그 모습처럼' 부탁합니다.)


처음에 흰 머리가 몇 가닥 없었을 때는 염색을 했는데, 중간에 오기와 호기심이 생겼다. 흰머리 역시 나를 이루는 요소 중의 하나지만 이거 하나로 나의 자존감이 영향을 받을까?하는 궁금증. 그래서 염색을 안 해보기로 했다. 나의 흰머리는 그대로 드러났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친한)은 꽤나 놀라워 했다. 아직 30대 초반인데 흑흑흑. 처음에는 '흰머리가 많이 났구나'라는 사실적인 반응이 많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나에게 없던(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부정적인 반응(아직 30밖에 안 됐는데 벌써 흰머리가 나면 어떡하냐는 평가 기준: 이런 평가는 사람을 순식간에 뭔가 하자있는 사람으로 치환해버림.)에 나는 점점 위축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근 1년간 다시 염색을 했고 '서른, 흰 머리가 날 수도 있지. 그리고 나는 흰머리가 나도 괜찮은 사람이 될거야' 라는 생각을 하고나서 염색을 안 하게 되었다. 지금도 까만 머리는 갈색으로 염색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새로 나는 흰머리는 더 눈에 띄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고민 중이다. 염색을 하지 않고 흰머리를 그대로 노출(사람들에게)했던 경험은 나에게 외면의 중요성(왜냐하면 내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을 알게 해주었고 흰머리를 감추고 싶어서 염색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염색을 원하게 되는 주도적인 경지?로 한 단계 끌어 올렸다.(라고 우겨본다. 흰 머리가 아닌 또 다른 변화였다면 어떤 식으로 상황이 전개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흰 머리 정도면 아주 양호한 노화가 아닌 가 또 생각해본다.)


지금은 흰머리가 많이 자랐고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은 흰 머리가 많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정도다. 그래서 오히려 편하다. 흰머리가 나고 내 주변의 사람들한테 나의 흰머리(나의 신체적 변화)를 인식 시키는 게 힘들 뿐이지 한 번 인식시키고 나면 사람들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한 번 인식 시키고 나서도 끊임없이 나의 머리에 입을 대는(염색을 하는 게 좋지 않겠니. 라던가 아직 젊은데 라던가) 사람들은 그 머시기 내가 괜찮다는 데 왜 당신이 가타부타 말이 많냐고 속으로 이야기하고 다시는 안 만날 것이다.


또 혼자서 생각해 봤는데 그 사람들이 입을 대는 것은 '숭'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30대는 30대가 가져야 할 외적인 모습이 있는데 흰머리는 그 모습에 껴서는 안 되는 '숭'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댓글을...) 한 달 전 쯤 하루에 물 2L마시기를 시작하고 한 달 쯤 되었을 때 누군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분이 물어보기를 '문연씨, 예뻐질려고?'라고 했는데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마땅한 답변이 생각이 나질 않아. '이거라도 하려고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는 '예뻐지다'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지만 그냥 몸에 좋다고 하길래 시작한 거였는데 예뻐지고자 하는 무의식이 발동한건가? 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도 순간 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었는데 오늘 나는 그 답을 찾았다. '외모 균형' 누구나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이상향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상향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한다. 그건 얼굴일 수도 있고, 체형일 수도 있으며, 스타일일 수도 있다. 나아가 삶에 패턴이나 생각의 가치관까지 포함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외모'에 한했으니까 그런건 논외로 하자. 나는 이상향의 기준이 높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현재 외모에 불만이 있지도 않다. 이상향적 기준이 낮고 현재 외모에 대한 만족이 높아 전체적으로 외모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타입인 것이다.


그런데 흰머리로 인해 나의 외모 균형은 조금 흔들렸다. 이상향적 기준에는 '흰머리'라는 요소가 없는데 흰머리가 추가된 것이다. 그런 요인으로 하여금 이상향적 기준과 현재 외모 기준에 간극이 생겼고 난 이런 간극을 메꾸기 위해(즉 외모 균형을 맞추기 위해) 또 다른 만족적인 요소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게 바로 피부였던 것. 귀차니즘 적 성향이 강한 나는 아주 손 쉽게 건강해지는 방법을 추구하는 편이고 하루에 물 2L마시기는 건강과 함께 피부까지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었다.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플러스 알파로 흰머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스스로 다시 정의 내렸다. '노화의 요소'가 아니라 '개성의 요소'가 될 수 있게 만들기. (물론 자신은 없다. ㅡㅡㅋㅋㅋ) 그리하여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


이건 단지 흰머리에 한한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의 경우 '탈모나 대머리'가 대표적이며 찾아보면 멋지고 섹시한 대머리도 많다. 단지 스스로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시도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뿐이지. (물론 그렇게 변하라는 말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하는 말이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못하지만 흰머리 30대가 되고 나니 염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줄 필요도 있는 듯하다. 미장원에 갈 때마다 놀라는 디자이너 선생님께 염색은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흰머리는 괜찮으니 흰머리와 함께 충분히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헤어 스타일링을 제안 받는 날이 올까 모르겠지만 그런 상상으로 염색의 고통에서는 좀 자유로워진 듯하다.


* 두번째 책을 위한 글입니다. 일단 생각나는 주제를 수요일에 하나씩 업로드 후 5꼭지 정도 모이면 출판사에 컨택해볼 생각입니다. 제목은 미정이며 생각나는 제목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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