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Jun 17. 2016

스타일 코치 칼럼 #7 행복한 옷장을 위해 필요한 것

옷 고민으로부터의 자유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를 통해 333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올린 10단계 미션 커리큘럼이 빡센 탓인지 아직 1분만이 정주행해주시고 있습니다. 참, 333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생소한 분들을 위해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 외쿡에서 시작된 심플 라이프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옷을 소비하고 있다 뭐 이런 개념에 대항해 시작된 적은 옷으로 알차게 입기 프로젝트 같은 것입니다. 방법은 2가지로 30가지 아이템으로 한 계절을 난다거나 품목 당 3벌만 가지고 한 계절을 나는 식이지요.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여름을 예로 든다면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 셔츠/블라우스, 티셔츠, 바지, 스커트, 원피스, 신발, 가방, 그 밖의 액세서리 라면 이 모든 아이템이 합해서 30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셔츠/블라우스 3벌, 티셔츠 3벌, 바지 3벌, 스커트 3벌, 원피스 3벌, 신발 3켤레, 가방 3개, 액세서리 3개 이렇게 총 24가지 아이템이던지요.


여튼 그렇게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템보다는 확실히 적은 개수만으로 옷 걱정없이 잘 입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물론 30가지 아이템 혹은 24가지 아이템보다 훨씬 적은 아이템만을 가지고 여름을 나는 분들도 꽤 있겠지요. 그런 분들은 자체적으로 333 프로젝트에는 포함이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훨씬 적은 아이템으로 잘 입고 계신 분들이기 때문이지요. 기본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여성들이 이 개수보다 훨씬 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옷의 활용이 안 되서 다양한 스타일링의 어려움을 겪거나 쓸데없는 소비를 하는 것으로 똑같은 아이템을 여러가지 가지고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니 말입니다. 그리하여 2년 전부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심플 라이프, 미니멀리즘, 최소주의 등의 옷장 버전으로 333 프로젝트(이건 제가 만든 말이 아닙니다. 핀터레스트에 사용되고 있는 프로젝트 333을 발음하기 편하게 바꾼 것입니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333 프로젝트를 하는 분들은 많은데 사실 이것도 저 위에 설명된 단 2가지 방법을 따라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변수도 많고 하여 어떤 선례를 보여주고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에 333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진행해왔던 행복한 옷장 코칭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333 프로젝트를 쉽게 따라할 수 있을지 고민했으며 그 결과물이 333 프로젝트 10단계 미션인 겁니다. 


[333 프로젝트 10단계 미션]

10-1. 옷장 속 아이템 사진 찍고 느낌 써보기

10-2. 좋아하는/자주 입는/잘 안 입게 되는 옷 (상의편)

10-3. 좋아하는/자주 입는/잘 안 입게 되는 옷 (하의편)

10-4. 좋아하는/자주 입는/잘 안 입게 되는 옷 (겉옷/신발편)

10-5. 좋아하는/자주 입는/잘 안 입게 되는 옷 (가방/액세서리편)

10-6. 옷장 속 아리송한 옷/기부할 옷/버릴 옷 나누기

10-7. 옷장 비우고 난 후 남은 아이템 분류하기

10-8. 현재 옷장 속 필요한/구매할 아이템 찾기

10-9. 옷장 속 아이템과 새로운 아이템과의 코디

10-10. 333 프로젝트 실천 후 달라진 점 써보기

커리큘럼은 http://cafe.naver.com/awesomeact/586 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나의 옷장 속 아이템을 사진 찍고 그 아이템에 대한 나의 느낌을 써보고 좋아하고 잘 입는 아이템은 왜 그런지, 잘 안 입게 되는 아이템은 왜 그런지 이유를 쓰다보면 자연스레 옷장 분석/분류/정리가 됩니다. 이 작업이 되지 않으면 막상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도 쉽지 않지요. 게다가 이런 작업은 내가 가진 아이템을 한 꺼번에 볼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내가 가진 아이템을 옷장에 걸려 있는 것만 봤을 뿐, 혹은 서랍 속에 포개져 있는 것만을 봤을 뿐, 아이템 각각의 사진을 모아 한 꺼번에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좀 더 내가 가진 옷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그건 디자인의 패턴일 수도 있고요. 비슷한 색깔의 교집합일 수도 있으며, 나라는 사람의 기질일 수도 있습니다. 흔히 옷장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어떤 옷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대략적으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말입니다.


꽤 많이 달려온 것 같은데 아직 본론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네요. 사전에 깔아놓을 건 다 깔어놓은 것 같으므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333 프로젝트가 행복한 옷장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나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옷장 속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른 이의 옷장을 보면서 그 옷장의 주인은 어떨 것이라 상상할 수 있듯이 내 옷장의 주인이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면 나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옷장을 보면 힘이 빠진다던지, 옷을 입어도 자신감이 없다든지, 입고 싶은 옷이 없다든지 하는 것의 또 다른 말은 옷장 속 내가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니에요.' 라는 말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옷장은 나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333 프로젝트를 통해 옷장을 점검하고 내가 좋아하고 자주입는/잘 안 입게 되는 옷을 분류하고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옷장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이 과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좀 더 쉽고 체계적으로 따라할 수 있도록 10단계 미션을 만든 것이지만 실제로 나의 아이템에 대한 느낌을 써보는 작업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의 민낯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나의 실패를 곱씹어 보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템은 대체 왜 산 거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과정은 내가 원하는 나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불킥?인 것이지요. 살아가면서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것을 과도기라 합니다. 대학생에서 사회 초년생이 되고, 직장인에서 주부가 되고, 주부였다가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듯이 삶의 과도기에 따라 옷장도 자연스럽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현재 삶에 맞는 아이템들로 옷장이 잘 채워져 있는지 점검하고, 너무 많은 옷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검열하며, 진짜 좋아하는 옷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옷장을 설계하는 것이 행복한 옷장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그 시작을 잘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333 프로젝트라는 것이고요.


심플 라이프, 미니멀리즘, 최소주의 트렌드가 한바탕 지나가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머릿 속에서는 잊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옷장을 통해 우리 삶을 바라보는 일은 아마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333 프로젝트 10단계 미션이 빡세지만 한 번 해볼만한 이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일코치 칼럼#6 자기 긍정을 위한 외모 균형점 찾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