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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un 17. 2021

[스타일 꼬치꼬치] 급하게 사면 체한다. 슬로우 쇼핑


"까똑" 카톡이 울렸다. 엄마다. "딸, 이 옷 어때?" 어머니께서 온라인 쇼핑을 하셨나보다. "허리 부분에 있는 자수가 좀 촌스러운데? 색깔(무려 5가지 색깔이 있었지만)도 잘 안 어울릴 것 같아요." 나름대로 조언을 해드리니 5분 있다가 "너무 붙는 것 같아서 안 살래."라는 답이 온다. 친구들 역시 쇼핑할 때 고민이 있으면 톡방에 올려 물어본다. "이 옷 어때?" 사면 좋은 점과 사지 말아야 할 점을 설명한다.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이 남의 말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보인다.


슬로우 패션이란 패스트 패션과 달리 유행을 따르지 않는 친환경적인 패션 경향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패스트 패션을 멀리하고 슬로우 패션을 통해 지구를 위하는 소비와 생산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게 어디 쉽나. 겨울에 패딩하나만 사려고 해도 거위털, 오리털이 안 들어간 패딩을 찾기란 새해 다짐한 목표를 모두 달성한 사람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모두 환경주의자가 될 수 없듯이 나를 위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모색하는 것이 나같은 보통인들이 할 수 있는 슬로우 패션 액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놓은 조치가 바로 슬로우 쇼핑! 당신의 쇼핑은 급한가? 여유로운가? 급한 쇼핑은 무계획에 가까운 소비이다. 옷장 분석이 되지 않은 상태 혹은 되었더라도 어떤 기준없이 옷을 구매하는 것이 급한 쇼핑이다. 여유로운 쇼핑은 나에게 필요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분석이 된 상태에서 쇼핑하는 것을 말한다. 천천히 둘러보고 나에게 맞는 기준을 세운 다음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템을 하나씩 걸러내면서 최적의 아이템을 찾는 과정이다. 이렇게 쇼핑하면 적어도 체할 확률은 많이 줄어든다.


최근 한 친구가 원피스 쇼핑에 실패했다며 SOS를 쳐왔다. 친구에게 어울리면서 친구의 삶에 맞는, 친구의 니즈를 참고해 몇 가지 원피스를 추천해주었다. 친구의 평소 소비 패턴에 비해 좀 비싼 편이었지만 우리 나이가 그 정도 금액을 주지 않고 괜찮은 원피스를 찾기란 놀이터 흙밭에서 500원짜리를 주울 확률과도 같다 하니 친구도 납득하더라. 그렇게 주변인들의 급한 쇼핑을 만류하고 꼬치꼬치 설명하여 하나를 사도 제대로 살 수 있도록 한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아이템을 사기보다는 적게 채우더라도 만족감이 높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채우도록 하는 것.


쉽지는 않다. 안목과 센스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그 곳에 있다. 급하게 산 많은 옷들로 채워진 옷장을 보며 속이 답답한 느낌을 느끼지 않았는가? 옷장을 보며 까스 활명수를 찾지는 않았는가? 속 편한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천천히 가야 한다. 슬로우 쇼핑을 시작할 때이다.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 급하게 사도 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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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문연

행복한 옷입기 코치 / 실용주의 스타일북 작가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https://cafe.naver.com/awesome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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