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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ug 19. 2021

인터뷰 (9)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행복한 옷입기 코치 백문백답 인터뷰

Q.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A.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이 일로 내가 지속적인 밥벌이를 과연 할 수 있을까입니다. 예전에 3년은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을 때 3년(2011년 말)이 되어도 밥벌이가 나아지는 게 없더라구요. 2010년 한 해동안 제가 자기소개서 첨삭(오히려 그걸로 돈을 좀 벌고)을 했었는데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 싶어서 첨삭을 그만두니까 취업을 해야겠더라구요. 그래서 취업을 했는데 취업을 하니까 여기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취업을 원할 때는 취업에 대한 의지가 샘솟더니 취업하고 나니까 퇴사의 의지가 막 샘솟더라구요. 너무 죄송했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10년을 더 버티는 중인데 그 때와 지금의 통장 상황이 달라진 게 없네요. 제가 생각했던 수익 구조는 개인 코칭이 50%, 수업과 강의가 30% 그 외 원고 수입으로 20% 정도를 잡았는데 요즘은 개인 코칭 대신 수업의 비율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제가 지속적인 밥벌이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Q. 일에 대한 확신이 떨어진 거라고 봐도 무방할까요?


A. 10년까지는 강력한 확신이 있었는데 10년이 넘어가다보니까 이제 저도 잘 모르겠어요. 확신은 있는데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저만의 확신일 확률이 높은 거 아닐까요? 그러다가 또 후기가 좋으면 불끈하고. 제가 하는 일이 좋고 이 일로 뿌듯함을 느끼는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하지만 뭔가 바빠 죽겠을 만큼 일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죠. 자기가 좋아했던 일도 일에 치이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쉬고 싶어지는데 저는 그래본 적이 없어서 일을 많이 해보고 싶은 게 소원 중의 하나입니다. 저를 종종 무명배우에 빗대고는 하는데요. 무명배우도 무명일 때는 작은 배역 하나도 소중하고 그 배역 하나 따려고 열심이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유명해지다보면 일이 많아지는 거죠. 하지만 이건 무명배우가 실력이 있고 또 대중이 원하는 무언가가 있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드러나야 하는데 어쨌든 저도 그런 식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기회를 찾는 중입니다.


Q. 어쨌든 계속 버티는 중인 거잖아요. 3년이 되었을 때 처럼 다시 취업하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A. 사실, 금전적인 부분이 어려울 때마다 취업을 시도했었는데요. 10년 사귄 인연과 헤어질 때 정리하는 마음이 오래 걸리듯이 제가 아직은 이 일에 미련이 있다보니까 취업을 준비할 때도 올인하지 못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승률이 높지 않구요. 무엇보다 제가 메인 스트림에서는 좋은 스펙이 되지는 못합니다. 하하;; 하여간 그렇게 취업 시도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닌데요. 취업을 해도 이 일을 계속 했으면(서브 잡이더라도)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마음이 있다보니 완전무결한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회사에는 진실된 마음으로 지원이 어렵더라구요. 회사 일은 회사 일, 내 일은 내 일 이렇게 완벽(SNS만 봐도 드러날 일이 한 무더기)한 포커 페이스를 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구요. 그래서 약간은 가벼운 책임감으로 다녀도 괜찮은 계약직이나 파트 일을 해왔는데 다시 취업할 수 있다면 그것도 굉장히 고마운 일이겠지만 가장 문제는 제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는 점입니다.


Q. 말씀하시는 걸 듣다보니까 진퇴양난의 느낌이 드는데 어떠세요?


A. 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기분은 있는데 그렇다고 뭐 죽을만큼의 좌절감은 아니니까요. 누구나 겪는 생활우울감 정도라고 할까요. 아직 건강하고 제가 가진 콘텐츠도 있는 편이고 묵묵히 지켜봐주는 가족이 있으니까 저도 손 놓고 있지는 않아야죠. 올해는 원고 의뢰도 거의 없고(작년에 월간 연재를 해서 그런가) 강의 의뢰는 원래도 한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였는데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더 없어졌고. 지금 이 시기가 제가 진행하는 수업을 좀 더 공고히 하라는 시간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개인 코칭으로 돈을 벌기 어렵다면 수업에 신경을 써보자. 그래서 가끔 돈 생각이 날 때는 취업 사이트를 들락거리고는 하는데 '올인'하지 않으려는(현재 아이덴티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나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를 알리고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제가 선택한 업에 대한 고민으로의 회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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