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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Sep 11. 2021

보통의 인간이 강의할 때 긴장 덜 하는 방법

완벽주의자는 아니에요.

처음부터 긴장을 안 했던 건 아니다.

하다보니 어느 순간 긴장할 필요가 없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 뒤로는 편하게 마음 먹으니까 긴장도 훨씬 덜 하게 되더라.


그래서 강의를 하고 돌아오는 어느 길에

문득 이런 글을 한 번 써봐야지 생각했다.

나는 어떻게 긴장을 덜 하게 되었나.


원래부터 강의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아니, 앞에 나서서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주목받는 걸 즐기고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나같은 부류는 그렇지 않다.

주목받는 걸 싫어하고 말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라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대학생 때 발표 수업을 한 사람에게는 학점에 가산점을 주곤 했는데

나는 발표 수업을 하지 않고 가산점을 포기하는 학생이었다.

(학점이 개판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강의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강의를 잘 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기준이 다르므로

어떤 강사가 되고 싶은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상대적으로 긴장을 덜 하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1.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한다.


강의 자료는 강의 주제, 강의 대상, 강의 시간 등을 고려하여 만든다.

그렇게 강의 자료를 만들고 러프하게 시뮬레이션을 거친다.

실제 PPT를 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더 자연스럽게 만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료를 만드는데

완벽주의자일 수록 본인이 만든 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난 완벽주의자는 아니므로 내 기준에서 이야기하면

어차피 100% 완벽하게 만들어도 현장에서의 강의는

시뮬레이션할 때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스스로 기준선을 만들어 강의 자료는 여기까지.

마무리를 찍고 강의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다.


2.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앞에서 강의할 때 긴장하는 이유는

잘 못하거나 실수할까봐이다.

완벽주의자들이 그래서 더 긴장하는데

나는 보통의 인간이라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수했거나 잘 못했을 때 그게 청중들이 눈치챌 정도라면

재빠르게 수정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이고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면 '다음에 잘 하면' 되는 것이다.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것이고

그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성장을 위한 방법이긴 하나

중요한 건 그 실수 하나가 강의 전체를 대신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청중 또한 강사를 보면서 실수 하나로

그 강사를 폄하하거나 강의의 질을 평가하지는 않을 거라 보기에

그런 믿음을 가지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3.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강의를 좋아하거나

뛰어난 강사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면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의에 잘 맞는 기질이기보다는

강의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나는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가 궁금한 대상을 신청받고

그렇게 모인 대상에게 강의를 진행하지만

강사의 태도나, 말투, 진행 방식과 청중의 태도와 참여 의지, 성향에 따라

강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변수는

단순히 강사 1명의 능력에 따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위의 그런 사항들을 고려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 에너지를 쏟고 결과는 그 다음에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내 강의를 통해 모두를 100% 만족시키겠다.라는 생각은 적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강의보다는 강의를 듣고 난 후의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입장에서 들었을 때 좋은 강의라 생각했어도

삶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좋은 강의라 생각하지 않는다.


4. 나의 강점을 파악한다.


내가 잘 하는 강의를 하는 것이

좀 더 편하고 즐겁게 강의를 하는 방법이다.


강의를 수십번 한 것은 아니지만

김미경 강사나 김창옥 강사처럼 대중을 휘어잡는 강사를 보며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다.

(전문 강사를 꿈꾸지 않아서 그럴지도)

기질상 저렇게 될 수도 없고, 되고 싶지도 않았기에

그렇다면 내가 될 수 있는 강사는 어떤 유형인지 생각했다.


일단 언변이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개개인을 살피며 참여자가 이야기하도록 이끄는 건 잘 하더라.

그래서 나는 특강보다는 참여형 수업이나 워크숍이 더 잘 맞다.

특강을 하더라도 그 순간을 재미있고 즐겁게 하기보다는

실용적인 부분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실제 삶에 적용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재미있지는 않지만 유익한 강사.

강의가 끝나면 뭔가 하나 얻어가는 강사.

실제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무언가를 주는 강사.


내가 추구하는 강사의 역할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잘 찾는 것.

그러면 좀 더 편하게 강의를 할 수 있다.


5. 선생님과 학생으로 포지셔닝한다.


강의를 할 때 나는 나를 선생님으로 청중은 학생으로 포지셔닝한다.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라는 포지셔닝은

책임감과 리더십을 샘솟게 하기 때문이다.


30대부터 60대까지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나이때문에 불편하거나 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나이로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울 때 선생님의 나이를 보지 않는다.

도예를 배우는데 나보다 어리다고 선생님을 얕보거나 하지 않는 것처럼

운동을 배울 때 나보다 어리다고 말을 안 듣거나 하지 않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강의를 듣건 나는 선생님이고

수업을 듣는 입장은 학생이다.


그러므로 선생님으로서 내가 가르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참여자들 역시 학생에 대입하여 대우하면

강의는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까칠해? 보이는 학생이 있어도 여유롭게(약간의 식은땀) 대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이든 선생님은 그 학생을 지도편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책임감이 샘솟고 긴장을 좀 덜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통의 인간이 강의할 때 긴정 덜하는 방법으로

모든 일은 케바케. 당신에게 대입해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느낀 바를 정리한 것이므로 재미있게 읽었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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