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rust No One

아무도 믿지마라: 암호화폐 제왕을 추적하다.

by 이문연


괴짜 청년 창업가의 이미지?는

어떻게 사람들을 좌절시켰나

필연과 우연이 만나

음모로 증폭된 사기의 전모


* 이거 보기 전에 ‘애나 만들기’를 봤고 또 ‘미술 작품’에 관한 사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봤다. 사기 스토리는 당한 사람에게는 커다란 악몽이지만 다큐멘터리 혹은 드라마화 되었을 때 가지는 매력은 큰 것 같다. 그냥 흥미진진하다.

* 사기에 있어서 중요한 건 이미지와 욕망이라고 생각하는데 사기를 당하는 사람의 욕망이 사기꾼에게 투사되어 믿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본질이 아닐까.

괴짜 청년 창업가의 이미지에 일치하는 창업가를 사람들은 믿었고 인스타에서는 마치 성공한 사업인 것처럼 보이는 (실제로는 투자자들의 돈으로 돌려막기 한) 창업가의 삶을 진짜로 믿어버린다. 실체야 어떻든 인스타에서 보이는 해외 여행, 전용기, 보트 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성공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로 작용한다.

* 하지만 내막은 괴짜 젊은 창업가는 10대 때부터 블랙 해커로 활동했고 애초에 사기를 치려고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를 제작했다. 인스타나 미디어에서 보여진 그의 이미지는 Nerd(머리는 좋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 네이버 사전) 그 자체였고 그가 사기를 칠 수 있는 인물일리 없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가 이런 상황에 딱 맞는 속담이 아닐까.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다. 얼마든지 자기를 보여지고 싶은 대로 꾸미는 게 가능하고 그 사람과 10시간을 대화하든, 한달을 알고 지냈든 내 진짜 모습을 감추려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7년 결혼 생활 끝에 모든 재산을 갖고 자취를 감추는 사건이 어떻게 가능할까? 사람은 작정하면 그럴 수 있는 존재기 때문이다.

* 지루하다는 평도 있지만 나는 꽤 재미있게 봤다. 물론 중간에 피곤해서 5분 정도 졸은 것은 비밀- 사기꾼 제럴드는 인도에서 크론병(죽을 확률 3%에 속해)에 걸려 죽고마는데. 거래소에 넣은 비트코인을 날려버린 사람들의 인터뷰에서 ‘내가 잃은 것은 돈이 아니다. 그 돈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꿈, 내 시간, 내 미래를 잃은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제럴드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게 인상 깊었다. 나 역시 내가 인터뷰이였다면 그가 죽은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지 않았을 듯. 그는 작정하고 사기를 쳤고 그 돈을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는 와중에 불운하게도 인도에서 어이없게 생을 마감한 것이다.

* 여튼 미디어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도 하나의 상징적인 캐릭터(이미지)를 얻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고 그게 돈으로 치환된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미지가 곧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의 진짜 모습은 어떻게 알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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