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Nov 30. 2016

전자책을 좀 더 선호하게 될 것 같다.

전자책 첫 완독의 기쁨.

환경주의자가 되고 싶지만 내가 하는 꽤 많은 것들이 환경을 보호하기 보다는 환경을 파괴하는 쪽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환경주의자라기보다는 그냥 늘 마음 언저리에 환경에 대한 미안함을 품고사는 사람일 뿐이다. 단행본 한 권이 나오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나무를 써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내 책이 많이 팔렸으면 하는 마음과 그러면서 나무가 낭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내가 마음 편하게 출간한 책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전자책이다. 


최근에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는 전자책을 출간했다. 5년 동안 블로그에 업로드한 소소한 글들을 모아 전자책으로 낸 것인데 사람들이 얼마나 읽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종이값은 안 드니 나무에 대한 미안함만큼은 확실히 적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이어서 낼 전자책이 3권은 더 있다.(7년 동안 블로그에 주절주절 쓴 글을 묶어내다보니 그렇게 됐다. ㅎㅎㅎ) 단행본과 같은 형식이기보다는 좀 더 간소화되고, 좀 더 탈형식 적이다. 전자책이 나온지는 쫌 됐는데 내가 전자책을 내고 나니 전자책에 은근슬쩍 관심이 가더라.  


전자책 한 번 읽어볼까? 알라딘으로 2권의 책을 샀다.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과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였는데 이 두 권을 전자책으로 산 것은 좀 실패였던 것 같다. 전자책은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책의 구성이 중요한데 두 권 모두 모바일로 읽기에 최적화된 구성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YES24에서 '5년만에 신혼여행'을 읽으면서 비교해보니 어떤 리더기(e-book 어플리케이션)로 읽는지 여부도 상당히 중요하더라. 5년만에 신혼여행이 쉽게 읽히는 에세이 책이라 그런지, 아니면 책 자체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이틀만에 한 권을 다 읽었는데 그러면서 느낀 점이 전자책으로도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겠구나라는 '완독에 대한 감흥'이었다. 


난 모바일로 영화나 드라마도 꽤 잘 보는 편인데 책은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전자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책이 재미없어서 그런 건지 구별은 잘 안 가지만. 게다가 늘 책을 읽기 위해 책 한 권을 들고 다니는 수고로움을 불사했는데 전자책은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읽을 수 있으니 어깨에 짐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아마 종이책보다 모바일 책이 눈에는 좀 더 좋지 않을 것 같다. 모바일 모니터 빛과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종이책보다는 작은 창을 장시간 쳐다보는데 있어 피곤함이 더할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만에 신혼여행'을 통해 느낀 전자책의 장점(확실히 소설, 에세이 류는 모바일로 읽는 것도 괜찮은 듯)에 한 번 더 빠져봐야겠다. 


사실 '5년만에 신혼여행'도 처음 1/3정도만 빠져들 정도로 재미있고 나머지는 그냥 그래서 빨리 읽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재미없으면 안 읽게 된다. ㅡㅡ;;) 나무를 죽이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물론 손으로 만지면서 읽는 느낌도 좋지만)에서 참 마음에 든다. 


* 스타일 코치 이문연

옷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스타일 코치. 정작 자신은 옷보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에 더 관심이 있고, 사람 만나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내성적 크리에이터.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를 통해 교육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기만족을 위한 글, 웹툰, 팟캐스트를 생산?해내고 있다. 저서로는 단행본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와 전자책 [지금은 쉬는 시간]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오래 하는 것, 오래오래 가는 것의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