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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Sep 26. 2022

#8 (효과적인) 패션템 상세 페이지란 무엇인가?

온라인 쇼핑몰을 많이 보다보니 왜 이렇게밖에 못 올렸나 싶은 패션템들이 있다. 무엇이든 행위에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온라인 쇼핑몰의 패션템 소개는 왠지 모르게 하나씩 아쉬움이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런데 쓰고 보니 갑자기 중도 제 머리는 못 깎는다는 속담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우선 효과적인 온라인 쇼핑 페이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 효과적인 이란 소비자(구매자)가 봤을 때 가급적 제품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판매로 이어질 수도, 혹은 판매로 이어지지 않게 할 수도 있는데 효과적이라고 해서 판매가 잘 된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것 같아서 여기서 말하는 효과적인이란 '소비자 친화적인'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자가 봤을 때 이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이 제품에 대한 궁금증이 다 해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제품은 설명하다 만 것도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그런 것이겠지만 설명을 다 했다고 해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반드시 들어가야할 요소 4가지를 설명해보자면



1) 착용샷이라 불리우는 착샷이다. W concept이나 29cm, LF mall 등 전문 쇼핑 사이트에는 대부분 모델 착샷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백화점 윈도우 등 전국의 아울렛과 백화점 매장에서 올리는 상세 페이지는 제품샷만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까지 신경쓰느라 직원들이 바쁠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앞으로는 온라인 상의 매출도 신경써야 할 것이고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면 굳이 입어보지 않아도(그래서 리뷰를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리뷰 역시 제대로 된 리뷰는 찾아보기 힘들므로 - 이 이야기도 나중에 하겠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 상세 페이지를 작업 중이라면 옷이든, 신발이든, 가방이든 반드시 착용샷을 올리는 것이 좋다. 마네킹에 입혀서 올린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입는 것과 마네킹이 입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게다 마네킹은 44 사이즈가 아닌가. ㅡㅡ 가방 역시 실제 사이즈를 표기해 놓지만 이걸 사람이 들었을  어느 위치에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지 가늠할  있는  쇼핑 체자에게 중요한 문제다. 신발도 마찬가지고.  하나의 문제는 대부분의 모델 착샷이 진짜 모델이 입고 찍은 거라는 점이다. 외국 모델. 대부분의 외국 모델의 키는 170cm 이상이고 55사이즈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모델이 입은 착샷을 본다    제품을 받았을  '아니,  내가  (모델이 입었던) 제품이랑 다른 거지?'라고 놀라는 당신이  이상할  있다. '쟤는 모델이고!  일반인이니까!'



그래서 모델 착용샷보다는 리뷰를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하다. 신의 영역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내려와야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



2) 정확한 색깔이다. 모니터 사양에 따라 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기지 마라. 물론 일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거 인정한다.(실제로 아이폰으로 보는 것과 노트북으로 보는 것의 미세한 차이는 있더라) 하지만 어떤 제품은 아예 촬영할 때부터 더욱 선명하고 더욱 예쁜 색으로 탈바꿈한다. 조명 탓도 있고, 후보정을 살짝 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을 썼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더욱 예쁘게 보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장기적으로 과연 효과적인 방법일까?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구매했다가 상세 페이지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마주하고는 이제 그 브랜드의 신발은 믿고 거른다. 혹은 품번으로 검색해 온라인 상에 올라온 같은 제품을 검색해보면 진짜 색깔을 찾을 수 있다. 화사한 베이지가 실제로는 모래 색깔이며 밝은 민트가 실제 녹조라떼 색이라면 제품샷을 대체 왜 올리는 건가?



3) 상세 사이즈다. 요즘 가을 아우터 구경하느라 쇼핑 플랫폼을 좀 돌아다녔더니 확실히 디자이너 브랜드(한섬이나 제일모직 같은 제작 기업 이외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만든 신규 브랜드로 닐바이피나 던스트, 틸아이다이, 엔조블루스 등 쇼핑 플랫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상세 사이즈 하나는 잘 적어 놓더라. 어깨너비부터 가슴너비, 총장, 팔길이, 소매둘레 등 반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하게 설명해 놓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얼굴 작고 마르고 키 큰 모델 착샷을 봐서는 대체 이 옷을 내가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전혀 감이 안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의든, 하의든, 아우터든, 신발이든, 가방이든 상세 사이즈는 필수다. 그리고 소비자 역시 나에게 맞는(나에게 잘 맞는 옷 사이즈를 재 놓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상세 사이즈를 대충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4) 소재의 비율이다. 나는 입었을 때 착용감이나, 착화감 정도만 생각했지 소재의 비율을 따져보진 않았다. 왜냐하면 가격대가 있는 옷은 그 동안 브랜드 옷을 샀기 때문에 입어보고 좋으면 구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아졌고 이 정도 가치를 하는 옷이냐를 따져볼 때 소재를 보지 않고 구매할 수 없으므로 소재를 따져보게 된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 아우터는 소재에 따라서 보온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이 달라지므로 소재가 괜찮으냐에 따라 가격에 대한 납득이 갈리기 때문이다. 울이 60%가 들어갔어도 '울 코트'라고 홍보하고, 캐시미어가 10% 들어갔어도 '캐시미어 코트'라고 홍보한다. 합성 섬유가 들어갔다고 옷의 퀄리티가 무조건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어떤 소재가 사용되었는지는 중요한 정보이기에 이 부분은 빠뜨리지 않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정리해보면 <착샷, 정확한 색의 제품샷, 상세 사이즈, 소재> 이 정도는 기본으로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반대로 이야기하면 소비자 역시 이 정도는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끔씩 제품샷도 앞, 뒤만 찍어 올린 페이지가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 가방의 경우 가방 속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꼼꼼히 보여주는 것이 좋으며 신발 역시 밑창까지 까? 보여주는 것이 제대로 된 '상세'함일 것이다. 구매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는데 상세하지 않은 상세 페이지 때문에 몇 번 답답함(물론 QnA에 질문 올리면 자세히 답변 해줌)을 느꼈더니 애초에 잘 올렸으면 해서 이런 글을 써본다. 물론 입었을 때 예뻐 보이는 모델 착샷으로 인해 매출을 올리고 싶겠지만 소비자가 진짜 궁금한 것은 이 옷을 입었을 때 내 모습이 어떨까가 아닐까?



글쓴이 이문연

옷문제 해결 심리 코치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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