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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Oct 11. 2022

#13 (옷입기 어려운) 환절기 룩이란 무엇인가?

환절기, 간절기 모두 같은 말이다. 계절과 계절 사이,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넘어가는 사이 구간을 말한다. 그래서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기간을 환절기, 간절기라고 보면 된다.  계절은  계절이 주는 이미지가 뚜렷하므로 완전하며  계절에 들어섰을 때의 기온은  변동이 없으므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계절 사이의 구간은 불안정하다. 기온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며  구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게 준비하라는 메시지다. ' 이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터 겨울  준비하라고.  작년에 겨울옷 3박스나 넣어놨지? 그거 얼른 꺼내놔. 가을 옷이랑 겨울 옷이랑 체인지할 시간이야.'



환절기에  입기가 어려운 이유는 일교차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아침, 저녁과 낮의 기온차가 많이 나면 10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겉옷을 입고 출근했어도 낮에는 겉옷을 벗고 다녀도 되는 날씨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이다. 게다 남들은 어떻게 입었나 신경을 많이 쓸수록 고민이다. 나는 몸에 열이 많아 따뜻한 가을에는 겉옷 안에 이너로 반팔을 주로 입는데 가끔씩 경량 패딩을 입는 사람들을 보면 놀랍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그러려니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패딩을 많이 입는다고, 사람들이 코트를 벌써 입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체온을 갖고 사는 사람인가 이다. 그런데  역시 이런  인지한 것이 30대가 넘어가면서 부터다. 겨울은 당연히 추운   알았는데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 것에 비해  입어서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일교차가 심하게  때는 10 이상 차이가 나서 그렇지 모든 계절은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우리가 보통 환절기나 간절기로 지칭하지만 모든 계절은 2가지 버전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그런  아닐까? 예전에 <기본의 >이란 3계절 옷장 에세이(전자책) 작성할 때부터 생각한 거지만 모든 날씨는 가을 하나로 뭉뚱그려 있지 않다. 가을도 따뜻한 가을이 있는 반면, 차가운 가을이 있다. 여름에서 넘어가는 가을은 따뜻하고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가을은 차갑다. 그래서 가을 아우터가 하나로 퉁쳐 있지만 알고보면 따뜻한 가을용 아우터가 1-2 있어야 하며, 차가운 가을용 아우터가 1-2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을 아우터를 3 갖고 있는데 알고보니 따뜻한 가을용만 있거나 차가운 가을용만 있다면  버전의 가을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다른 계절도 마찬가지다. 봄은 가을과 기온차가 비슷하니 가을옷으로 대체하면 되겠지만 겨울도 분명히 0도 이상의 살만한 겨울이 있으며 영하로 내려가는 한파의 겨울 날씨가 있다. 개인에 따라 겨울 날씨를 어디까지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5도 내외는 겨울로 0도 이하는 한파로 분류했다. 그래서 겨울 필수 아이템에 패딩이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겨울은 대부분이 영하 언저리에 있는 날씨라 자가용을 끌고 다니지 않는 이상 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줄 겉옷이 하나쯤은 필요하며 그 대표격이 패딩이다. 가급적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추위를 너무 싫어하는지라 완벽한 배제는 힘들더라. 약간의 죄책감을 갖고 거위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패딩을 입는다.



일교차가 커 옷입기가 애매하다면 레이어드(겹쳐입기)가 방법일 수 있다. 더우면 하나씩 벗어도 되고 추우면 하나씩 입으면 되니 가디건이나 경량 패딩으로 아우터 안에 겹쳐 입어도 좋다. 요즘은 니트 베스트나 니트 조끼류도 많이 나와 가디건이나 경량 패딩을 대체하고 있으니 약간 지겹다 싶으면 옷차림에 변주를 줘도 좋다. 늘 말하지만 간절기는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때로 옷장 속 아이템을 바꿀 타이밍이다. 그러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채울 것을 채워 한 계절을 잘 입는다. 최근에 가을 아우터 지름신이 와 쇼핑에 돈 좀 쓸 뻔 했는데 다행?히 반품하느라 돈 좀 썼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간절기는 택배 기사님들이 더 바빠지는 시기가 아닐까 한다. '정리하고 보니 가을 아우터가 없네? 가을에 입을 상의가 하나 필요해. 갑자기 추워졌는데 바지를 하나 살까?' 다음 계절을 준비하라는 날씨의 배려.



그러니 앞으로는 옷장 속 아이템을 [가을 아우터]로 뭉뚱그려 보지 말고 따뜻한 가을용과 차가운 가을용으로 나눠서 보자. 그러면 옷장 속 아이템이 새로 보일 것이다. 그러면 옷이 더 많아져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옷차림은 겉옷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 우리는 이너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훨씬 다양한 옷차림을 선보일 수 있다. 그러니 가을 아우터가 몇 가지인지 세어보고 따뜻한 가을용과 차가운 가을용을 나눠보자. 차가운 가을용은 아이템에 따라 두꺼운 이너와 함께 살만한 겨울까지 입을 수 있기도 하니 가을용이라고 해서 가을까지만 입는 고지식함을 발휘하지는 말 것. 여름템은 여름만 입고, 가을템은 가을만 입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앞으로는 그 틀을 깨보라고 말하고 싶다. 유연함이 당신을 폭넓은 코디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글쓴이 이문연

옷문제 해결 심리 코치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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