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코치 왈, 역시 2주는 짧다.
2주차 초고 피드백을 다듬으면서 든 생각이다. 역시 2주는 짧구나. 1주차 때 글보다 편함이 묻어난다. 나만 느끼는 것일수도 있는데 약간 '이제 좀 써볼라카는데' 수업이 끝나는 느낌이랄까. 1주차 때는 맛보기가 강하다. '이 수업이 이렇게 진행이 되는구나. 피드백을 이렇게 해주는구나.' 무엇이든 한 번의 모임으로 다 파악하기란 어렵다. 게다 나는 코치나 강사로서 임할 때 내 안의 사교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모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강생분들과 친밀도와 신뢰도를 쌓기 위해서 2시간은 너무 짧다.
20대와 30대 분들의 글을 피드백하면서 느낀 건 40대와 50대 분들의 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갖고 있는 환경과 생각이 조금 더 영할 뿐이라는 것. 그래서 작심삶글 구미동 반에서 했던 피드백과는 또 다른 참신함과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임과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시간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첫 시간에는 내가 자기소개를 까먹고 안 시켜서 흐름이 엉키기도 했다. 간만에 분당에서 벗어나 사당이란 곳에서 2030 분들과 수업을 하려니 긴장을 했던 것 같다.
글에는 각자 자기만의 개성이 있다. 그리고 글코치는 그 개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글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드백의 역할은 그래서 중도를 잘 지켜야 한다. 너무 디테일해서도 안 되고 너무 러프해서도 안 된다. 전체 맥락에서 꼭 필요하다 싶은 것만 찝어서 이야기하고 스스로 고칠(예시가 필요해보이면 써 주기도 한다) 수 있도록 한다. 필자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가독성, 이해력, 즐거움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코치하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쓸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것. 난 무엇보다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코치가 아무리 뛰어나도(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런 코치는 아니지만) 꾸준히 쓰지 않는 사람을 잘 쓰게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글을 모아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꾸준히 써야 한다. 그래서 2주동안 글쓰기 수업을 해보니 2주는 발만 담군 정도이고 허리까지 담궈서 실제 글아일체의 경지를 느끼고 싶다면 최소 4주(본인은 잘 모르는데 객관적으로 글을 읽는 나는 좀 느낀다)는 써봐야 한다. 이번주부터 야탑역 책수수에서 4주 글쓰기 수업을 시작한다. 총 4명이었는데 한 분이 6월에 행사가 많을 것 같다면 취소하셔서 3분과 오붓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늘 그렇듯 1주에 한 글씩, 4번의 글을 완성하는 것만으로도 박수쳐줄 일이다. 글쓰는 시간을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부담갖지 않았으면 한다.
글코치 이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