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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었으면 어쩔 뻔

by 이문연


‘쉬익 쉬익 쉬익 쉬익-‘

코천이라는 이름의 생명체가 마루에 있는 쉬야 패드에서 시원하게 방뇨 중이다. 방문을 열고 있으니 알고 싶지 않아도 갸의 생리활동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시원하게 볼 일을 본 후 방문 앞에 와서 자기 쉬한 거 보러가잰다. 쉬했다고 간식은 주지 않지만 꼭 확인해주길 바란다. 자리에서 일어나 10걸음쯤 걸어서 결과물?을 확인하곤 ‘잘 쌌어-’라고 한 마디 해주면 그제서야 같이 방에 들어간다. 칭찬에 인색한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반려견을 잘못 길들이면 칭찬에 후해지게 된다. 혼자 있었다면 아무 말도 안 하고 꼼짝도 안했겠지만 얘덕분에 말도 하고 집에서 캐시워크 점수(10걸음에 1점)도 쌓고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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