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보면 종종 틀린 자막을 발견한다. 그러면 마치 내 눈을 의심하듯, 혹은 뽑기에서 재미난 것이 얻어걸린냥 다시 앞으로 돌려 진짜 틀린 것인지 확인한 후 댓글로 맞춤법을 바로 잡는다. 물론 예의와 매너를 갖춰 정중하게. 오늘도 영상 댓글을 보다가 나와 같은 사람을 발견했는데 그 맞춤법 정정 댓글에 대한 반박 댓글이 꽤나 흥미롭다. 반응은 총 3가지로 1번 ’꼰대냐?!!’ 2번 ‘별게 다 불편하네’ 3번 ’저건 틀린 게 아니라 드립이다’ 였다. 궁금할테니 이쯤에서 맞춤법을 공개한다. 화제의 맞춤법은 <내 알빠 아니다>이다. 맞춤법 정정 댓글을 옹호하는 글 중 흥미로운 의견이 있었는데 요즘 어린 편집자들의 경우 왕왕 맞춤법을 틀린다는 것이다. 아예 납득이 안되는 말도 아닌지라 나도 공감을 했는데 일단 맞춤법 지적러를 ‘꼰대’라 묶는 것은 기분 나쁘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드립이 아닌 진중한 자막이라면 맞춤법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틀린 것을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그 쓰임을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치는 것(물론 그렇다고 아쉬워하거나 하진 않겠지만)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불편’해서 맞춤법 정정 댓글을 굳이, 시간을 들여, 에너지를 써가며 쓰는 것이 아니다. 플랑크톤이 바다를 청정하게 만들 듯 미디어 속 한글자막 환경이 올바르게 정립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다는 것이다. 마지막! 맞춤법 정정 댓글러의 나이는 모르지만 비슷한 입장에서 ‘꼰대와 드립’ 일타이피의 갈굼은 못참지. ‘내 알빠 아니다’가 적어도 드립이려면 띄어쓰기는 원글과 같아야 한다. ‘내 알 바 아니다’는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알다의 ‘알’과 의존명사 ’바‘는 띄어쓰는 게 맞고 어떤 드립을 원했는지 모르겠으나 일빠이빠알빠(설마 이 드립?!!)라는 무맥락의 드립이 아니라면 띄어쓰는 게 맞다. 반대의견을 펼친 사람이 간과한 게 있다면 드립도 맥락에 맞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맞춤법 바로잡기를 재미있어하는 같은 꼰대 입장에서 맞춤법 정정 댓글에 대한 반박 삼종세트를 한 번 다뤄봤다. 이제 좀 속이 시원하네.
‘꼰대도 드립인지 틀림인지 정도는 알그등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