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적은 없으나 한국에서 태어난 이상 한국에서 잘 살고 싶다. 사실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도 별로 없다. 미디어가 발달해서 그런지 어릴 때는 관심도 없고 눈에도 띄지 않던 것들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범죄자들에 대한 가벼운 형량이다. 최근 권도형(테라폼랩스의 공동설립자이자 CEO로서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건의 주범)이 몬테네그로에서 잡힌 후 한국으로 송환될지 미국으로 송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싱가포르에서도 송환요청을 했다는데 유튜브 댓글을 보면 죄다 한국으로 오면 안되고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댓글 뿐이다. 100년을 감옥에서 썩어도 시원치 않을 범죄자가 한국에만 오면 가볍디 가벼운 형량을 받고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형국인데 이것을 사법부만 모르는 것 같다. 2020년 다크웹에서 아동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가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1년 6개월만 살고 나온 것이 대표적. 그 때도 이 사건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바랬지만 한국 법원은 그 요청을 기각했다. 한국은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살기 좋아 보인다. 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다양하고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법체계다. 판례라는 것이 시대에 맞게 개편되고 발전해야 국민들도 법을 신뢰할텐데 범죄자의 ’미국 송환‘을 열렬히 바라는 사람들을 보며 법조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미국 송환’을 바라는 무수한 댓글을 보며 잠깐 상상해봤다. 우리 나라가 미국과 같은 형량을 내렸다면, ‘전세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우리 나라로 반드시 데려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더 많이 보이지 않았을까. 범죄의 수위와 형량이 비례하고 법원의 판결에 납득이 갈 때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쳐야할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지만(그래서 투표가 중요! 아직 포기하지 않음) 이민갈 거 아니면 억지로라도 긍정회로를 돌리고 싶다. 그래서 말인데, (뭐땜에) 공부 열심히 한 판사님들아 ‘제발 권도형은 미국으로 좀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