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독을 하지 않았는데 네이버 모바일 버전을 클릭하면 유난히 헤어 스타일링 영상이 많이 뜬다. 초반에만 영상을 살짝 보여주고 더 보고 싶으면 계속을 누르라고 뜨는데 궁금하니까 당연히 계속을 누르게 된다. 원하는 헤어 스타일이 있고 디자이너 선생님에게 어느 정도의 요청이 가능하며 헤어가 완성되었을 때 ‘이 미용실은 걸러야겠군’ 또는 ‘이 선생님에게 정착해야겠군’이라고 한 번이라도 판단한 적이 있다면 누구나 알 것이다. 헤어 스타일링을 잘 하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이유는 80%의 고객은 전문가인 헤어 디자이너에게 시술의 잘못을 따지지 못하고 어떤 원리로 헤어가 완성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도 하므로 헤어가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 디자이너를 탓하거나 AS를 요구하기보다 미용실을 바꾸는 것을 택한다. 그러면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뭔가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방문을 안하겠거니 하지만 자신의 기술이나 전문성에는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기술과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하려면 그들의 전문적 지식에 준하는 센스와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나는 이 사태(잘못 구현된 헤어)를 해결해 나가고 싶다는 이성적 자세를 놓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소비자가 어디 흔할쏘냐. 그래서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혹은 문제없다 생각하는 분들도 아주 많이 디자이너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유독 헤어 영상에 나오는 시술 결과가 너무 뻔하거나(해놓고 보면 왜 다 똑같은 컷에 똑같은 펌인지), 시술 전과 다를 게 없거나, 더 안 예뻐 보인다. 분명 괜찮다 생각해서 영상을 올린 것일텐데, 게다 무료로 시술받는 것처럼 보이는 고객도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로 느껴지긴 하지만 나야 그들의 진짜 심정을 모르니 이럴 땐 댓글을 확인해본다. 나와 같은 의견 70%에 ’괜찮다, 예뻐졌다‘는 댓글이 30%. 내가 보는 눈이 비주얼 척도 면에서 대중적인 시각인 것은 맞아보인다. 그럼에도 이런 영상이 꾸준히 올라와서 좀 안타깝다. 그래도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니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거겠지? 나 역시 미용실을 워낙 까다롭게 고르고 한 번 마음에 드는 디자이너 선생님을 만나면 (그 분이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그 분한테 머리를 맡기는데 내가 마음에 들어서 후기를 남긴 미용실이 2호점을 내거나 확장이전 하는 걸 보면 (내 후기때문은 아니겠지만 - 후기를 좀 정성들여 쓰기는 한다) 뿌듯하면서도 시술금액이 매년 인상되는 것에도 영향을 준 것 같아 이제 후기를 안쓰겠다 다짐하기도 해본다. 그나저나 영상 ‘계속 보기’를 누르면서 나의 마음은 ‘제발 괜찮아져라’와 ‘별로여라’를 왔다갔다 하는데 같은 고객 입장이라면 전자를 원하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후자가 더 재미있기(마음에 안 들지만 무료이므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표정)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 글을 쓰면서’ 다다랐다. 헤어 스타일링 무료시술받은 사람들이 모인 단톡방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까.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