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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Oct 07. 2024

‘나도 청바지가 어울리는구나!’ 너무 신기했어요.

쇼핑 디톡스 의뢰인: A님, 30대 중반 주부


신청 이유: 옷을 많이 비워서 다시 채워야 하는데 적은 옷으로 잘입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어깨가 넓고 상체가 길고 엉덩이부터 허벅지에 살이 많습니다(하체비만).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아이템을 사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리고, 그러다보면 못사고 지나가면 그 다음에 해에 또 입을 옷이 없습니다. 옷장을 열고 고민하지 않고 옷을 입고 싶습니다. 적은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쇼핑 예산: 40만원(3가지 아이템 합해서)

실제 사용한 예산: 니트 3만원대, 청바지 5만원대, 플랫슈즈 15만원대

스타일에 적용하고 싶은 느낌 5가지: 자연스러운/ 온화한 / 단아한 / 심플한/ 깔끔한



[이미지와 스타일 분석]

스타일에 적용하고 싶은 느낌 5가지: 자연스러운 / 온화한 / 단아한 / 심플한 / 깔끔한



퍼스널 이미지: 스타일에 적용하고 싶은 느낌을 보면 대체로 의뢰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동적이고 발랄한 느낌보다는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에 가깝고, 개성 있고 자유로운 느낌보다는 반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귀여운 느낌과 성숙한 느낌 두 가지를 가지고 있기에 귀여운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짧은 겉옷과 성숙한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긴 겉옷 두 가지 모두 잘 어울립니다. 



이미지와 반대되는 느낌 강하고 / 거칠고 / 개성 있고 / 튀고 / 화려한 느낌의 옷이 안 어울릴 확률이 높으며 그에 해당하는 가죽 재킷(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에 부드러운 색이 아니라면 안 어울림), 카키색이나 차갑고 깊은 느낌의 색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액세서리 역시 볼드한 디자인 보다는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이 잘 어울립니다.



추천하는 스타일: 너무 중성적인 디자인보다는 적당히 여성적인 느낌이 들어간 디자인이 잘 어울립니다. 맨투맨 티셔츠에 처바지를 입더라도 플랫슈즈를 매치해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면 편하면서도 약간은 일상룩에서 벗어난 분위기를 줄 것입니다. 청바지 또한 배기핏이나 맛핏보다는 적당히 붙는 슬림 일자가 잘 어울리는 이미지로 발랄한 느낌보다는 단아한 / 부드러운 / 여성적인 느낌을 살려서 입을 때 스타일은 살아납니다.

[옷장템 분석]

디자인(색깔/핏,라인/소재) 구성: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 무채색과 탁한 색이 많은데 밝은 색이 더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아이템 구성: 생각보다 겉옷이 많은 편인데 겉옷과 매치할 만한 단정한 느낌의 상의가 없고 편하면서 일상적으로 신을 플랫슈즈(운동화와는 또 다른 느낌)가 없습니다.


라이프 스타일: 아이 등하원, 친구 모임 =>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룩 80%, 가끔씩 기분 내고 싶을 때 입는 단정한/세련된 룩(색깔이나 디자인, 품목에서의 차이) 20% 정도로 이루어져 있으면 좋습니다.


솔루션: 무채색과 탁한 상의에서 벗어나 좀 밝은 색의 상의를 채우면 좋습니다. 의뢰인의 이미지 역시 밝고 따뜻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카키색이나 차가운 계열 색보다는 아이보리나 연보라 등의 색이 잘 어울립니다. 전체 핏이 다 벙벙한 느낌입니다. 상의도 그렇고, 하의도 그렇고. 크게 입기 보다는 골격에 맞는 핏으로 입는 것이 좋으며 어깨, 가슴, 골반 등은 붙지만 그 외에는 여유가 있는 핏을 추천합니다. 겉옷이 많은 편이라 가을에는 겉옷과의 매치를 생각해 이너(상의)를 구성하면 좋습니다. 적당히 붙으면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상의가 가장 좋습니다.


[추천한 아이템]

벙벙한 상의가 많고 활용하기 좋은 겉옷이 많아 겉옷 안에 매치하기 좋은 약간 붙는 이너 상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지 역시 벙벙한 핏밖에 없어서 일자로 슬림하게 떨어지는 단정한 느낌의 청바지를 추천했으며 의뢰인의 이미지에 맞으면서 갖고 있는 상의와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기본 색의 청바지로 추천했습니다.

운동화류밖에 없고 갖고 있던 플랫슈즈를 정리한 터라 단정한 바지에 매치해서 신을만한 플랫슈즈가 필요했고 슬랙스에 어울리면서도 캐주얼 바지에도 매치 가능한 기본 플랫슈즈로 추천했습니다.


[쇼핑 디톡스 옷터뷰]

1)    10일동안 갖고 있던 아이템이랑 조합해 입어보니 어떤가요? 

부산은 아직 날씨가 따뜻해서 다 입어보진 못했어요. 그런데 3배수 코디북 보내주신 걸 봤는데 이렇게 입으면 올 가을은 옷 걱정없이 입겠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갖고 있는 아이템이랑 새로 구매한 아이템이랑 너무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서 굉장히 편했어요. 왜냐하면 새로운 아이템을 사서 매치하면 뭔가 갖고 있던 아이템이랑 새로 산 아이템이랑 느낌이 달라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거든요. 


2)    처음 받아서 입었을 때랑 갖고 있던 아이템이랑 매치해서 입을 때랑 차이가 있던가요?

처음에 받았을 때는 ‘이런 게 나랑 어울릴까?’ 싶었어요. 청바지는 링크 받았을 때부터 이거 나랑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워싱도 강하고 이렇게 밝은 색 청바지를 ‘뚱뚱해 보일까봐’ 입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입어 보니까 색이 밝은데도 안 부해 보이고 갖고 있는 상의랑 매치했을 때 생각보다 ‘산뜻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붙는 상의는 ‘뱃살’ 때문에 안 입었는데 입어보니까 의외로 청바지나 슬랙스에도 잘 어울리고 갖춰 입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제가 중성적인 느낌의 상의가 많은데 이런 여성스러운 핏이 잘 어울린다는 걸 새로 알았어요. 그리고 사이즈가 맞으니까 내 몸에 붙더라도 뚱뚱한 느낌이 안 들더라구요. 저는 가리려고 풍성한 핏을 계속 구매했어서 저 혼자 샀으면 안 샀을 아이템이에요. 붙는데 오히려 날씬해 보여서 놀랐어요.


3)    남이 추천해주는 옷을 처음 입어본 것일텐데 코치와 함께 예산을 정하고 아이템을 추천받아 택배로 받아 입어보는 과정은 어땠나요?

반품한 아이템이 있어서 그 부분이 조금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가서 입어보지 않는 이상 이러한 것도 거쳐야 어울리는 아이템을 고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반품에 대한 고지를 미리 해주시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유료 코칭에서는 고지를 하는데 디톡스에도 반영하겠습니다. ^^) 누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산다는 게 좀 재밌기도 했어요. 일단 믿고 사니까 오히려 고민하지 않고 막 지를 수 있었어요. 나라면 시도해보지 않았던 아이템이지만 ‘반품하면 되지’라는 마음 반, ‘믿고 산다’는 마음 반 으로 쇼핑에 임했습니다.


4)    이번 과정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점/깨달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괜찮은 한 바지가 애매한 열 바지 안 부럽다’ 이걸 너무 깨달았어요. 제가 항상 청바지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청바지 추천한다고 했을 때 ‘청바지 안 입고 싶은데, 어울릴까’ 이런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입어 보니까 ‘아 청바지는 잘못이 없구나. 내가 못 골라서 어울리는 청바지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구나.’ ㅎㅎㅎ ‘나도 청바지가 어울리는구나!’ 너무 신기했어요. 옷을 골라주는 전문가가 있는 게 이런 차이구나. 라는 생각. 저는 많은 옷을 사고 싶지 않고 입는 옷만 딱 갖춰서 잘 입고 싶은데 고르는 과정이 정말 힘들잖아요. 계속 입어봐야 하고 입어본다고 해도 잘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그 부분에 대해 너무 해방감을 느꼈어요.


5)    쇼핑 디톡스에 참여해주시고 옷터뷰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료 쇼핑 코칭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요. 

ð  유료 쇼핑 코칭은 쇼핑 디톡스와 마찬가지로 한 계절 아이템(상의/하의/겉옷/신발/가방) 사진을 보내달라고 한 후 어떤 아이템을 채웠을 때 한 계절을 걱정없이 잘 입을 수 있을지 분석합니다. 그런 다음 제가 추천 아이템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가을 옷인데 편하게 입을 상의 2, 도톰한 가을 재킷 1, 초겨울까지 가능한 플랫슈즈 1, 여기저기 매치가능한 가방 1 이렇게 정해서 제안을 한 후 의뢰인이 필요한 걸 더 추가하고 필요 없는 걸 빼는 협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게 예산을 정해서 쇼핑 아이템 링크를 3배수(재킷 1개를 살 경우 3가지 재킷을 추천)로 보내드리고 택배를 받아서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가지 아이템 추천이 아닌 옷장 속 필요한 아이템 개수만큼 추천한다는 것과 3배수로 추천하는 것의 차이만 있고 그 외에의 과정은 모두 같습니다. 


6)    [쇼핑 디톡스는 OOO이다. 왜냐하면 ~이다]로 정리해 본다면? (카톡으로)

쇼핑 디톡스는 미니멀 옷장의 빛과 소금이다. 왜냐하면 아이템 3개가 다른 아이템들을 빛내주고 감칠맛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쇼핑 디톡스 후기]

‘특별한 아이템이 아닌데 묘하게 세련된 느낌’ 아이템을 추천 받아 입어본 의뢰인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은 ‘혼자 쇼핑했다면 절대 사지 않을 아이템’이라는 점입니다. 이 두가지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는 생각보다 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혹은 익숙하게만 입다 보니 잘 어울리기보다는 편한 아이템 위주로 선택한 것일지도요. 의뢰인은 뚱뚱해 보일까봐, 뱃살때문에 붙는 아이템을 사지 않고 입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벙벙한 아이템만 갖고 있게 되고 그러면 스타일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덩달아 벙벙한 옷이 나의 체형을 보완한다고 믿고 입게 되지요. 하지만 나의 이미지를 잘 살려준다면 적당히 붙는 핏의 옷을 채우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하의를 고르기 위해 여러 쇼핑몰을 열심히 탐색하는 일은 ‘피곤하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의뢰인에게) 어울리는 아이템만 찾을 수 있다면 온라인 쇼핑의 바다를 샅샅이 뒤지는 일은 (저에게는) 피곤하지 않습니다. 의뢰인이 사는 지역의 기온이 아직 따뜻한 지라 추천한 3가지 아이템을 조합해서 입지는 못했지만 올 가을과 겨울, 내년 봄 그리고 추천한 아이템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잘 입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괜찮은 바지 하나가 애매한 바지 10개를 대신한다는 의뢰인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청바지를 추천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청바지가 안 어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직 나에게 어울리는 청바지를 찾지 못한 것일 뿐. 심플하고 건강한 멋으로 가득한 10월, 11월이 되길 바랍니다.


* 캡슐옷장 쇼핑 디톡스는 <귀찮지만 잘입기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건강한 쇼핑/마음/일상 프로젝트입니다. 

'옷장 속 빈틈을 채우는 아이템 추천을 통해' 적게 사도 충분한 옷생활을 선물합니다.

쇼핑 디톡스 소개 보러가기  

https://cafe.naver.com/awesomeact/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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