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천이 산책을 하면서 생각한다. '그래, 글쓰기 수업은 그만하자. 어차피 신청하는 사람도 없잖아? 개인 수업을 하는 건 너무 가성비가 안 좋아.' 글쓰기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공간 대여비는 시간당으로 가장 저렴한 곳이 시간당 5천원. 세미나룸 대여만 해? 까페에 속한 세미나룸이라 음료수도 사먹어야 한다. 그러면 수업당 지출비용은 기본 16,000원. 그러면 내 수업료는 최저시급 정도가 된다. 속은 쓰리지만 수강생이 1:1로 수업을 듣기를 원하고 나 또한 수업을 하는 게 좋다면 이렇게라도 수업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1:1 수업을 했는데 이런 식이면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띵동- '글쓰기 수업 신청합니다.' 글쓰기 수업은 그룹 수업이라 1명만 모객이 되었을 경우엔 늘 폐강을 했는데(그렇게 지낸 세월이 거의 한 1년이다) '이렇게 1명씩만 신청하니까' 1명이라도 수업을 지속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또 고개를 빼꼼히 꺼내 나를 지켜본다. 난 왜 이렇게 자기확신이 없을까. 글쓰기 수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건 뭔가. 그냥 순간순간 즐거우면 되는 걸까. 사실 글쓰기 수업은 주변에 많은 것 같으면서도 잘 없다.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일 수 있겠다. 그만해야겠다 마음 먹었어도 수강 신청 문자가 오면 흔들리다.(아니 홀랑 넘어간다) 안하고 싶다면 안 하면 된다. 한다는 건 어쨌든 마음이 있다는 거다. 자기확신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지겠지만 자기확신이 없는 나는 신청 문자에 홀랑홀랑 넘어가는 것으로 지금을 견디고 있다. 그 시간이 주는 효능감이 좋아서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이렇게는 아니다. 자기확신이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으니 고민을 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