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글쓰기] 115. 매일 만나고 있다.

by 이문연

좋은 집의 조건은 안정감, 인프라, 햇빛 이라고 생각한다. 안정감이란, 함께 사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받지만 공간의 편안함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불안함을 느끼는 요인이 많아서는 안된다. 사람마다 불안함을 느끼는 요인은 다르겠지만 나에게 그 중 하나는 B(글을 읽다보면 누구나 다 알 것이기에 굳이 그 이름을 쓰지는 않겠다)의 출몰이다. 사람들이 새 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B를 포함한 각종 해충의 출몰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사는 집은 지은 지 어언 30년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오고 이사를 가는 와중에 B의 개체수는 증가한 듯 보인다. 5년 전만 해도 정기 소독이란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파트는 깨끗했고 B는 거의 볼 수 없었으며 집이 주는 안정감은 90점 이상이었다. 하지만 요즘 어찌된 일인지 매일 밤 B를 만나고 있다. 불을 끄면 B를 만날까 자기 전까지 불을 끄지 않는데 어쩌다 불 꺼진 마루에 나와 불을 켜면 내 눈엔 걔가 너무 잘 보인다. 엄마는 관리사무소에서 방충제를 사서 집안 곳곳에 붙였고, 나는 쿠팡에서 에프 킬라를 3통 샀다. 집은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밤에 불을 켜기가 무섭다. 불을 켠 후 사방을 확인하는 것도 습관이 되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이런 환경에 적응(동체시각은 발달하고, 조준발사 능력이 개발)하고 싶지 않다. 요즘 엄마와 나의 대화는 B로 시작할 때가 많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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