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으로 갈 뻔

by 이문연


첫째 날이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1208호와 1209호.

두 방이 연결된 커넥팅 룸도 있었지만

커넥팅 룸은 1 디럭스 베드와 2 싱글 베드로 이루어져 있어서

모든 이의 안락한 잠자리를 위해

두 개의 방을 예약하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양 쪽으로 방이 주르륵 나열된 구조였는데

방 번호가 적힌 표지판을 보고

우리는 1208호와 1209호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한 참을 쳐다본 후(이제 뇌가 빠릿빠릿하지가 않다)

셋은 좌측으로 나는 우측으로 이동했는데

왜때문인지 나는 1층 데스크에서 분명히 들었던 1209에

*애너그램을 적용해 2019년?을 떠올렸고

1219호(심지어 19만 생각함)는 우측 방향이었기에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갔다.


몇 걸음 가다 뭔가 이상해(왜 주변이 휑하지? 얘네들은 어딨는거야?) 보니

방 번호를 착각해 친구들과 떨어진 것이었다.


이런 나를 데리고 사는 게

똑똑하고 빠릿한 유용성은 없지만,

이로써 웃을 추억 하나가 생긴 건 마음에 든다.


* 애너그램: 어구전철(애너그램)은 문자의 순서를 바꾸어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것 [예: listen silent] <네이버 AI브리핑>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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