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싸면 잘 팔릴까?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1편 - 사소한 시작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2편 - 표지 디자인은 셀프?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3편 - 전자책의 장점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4편 - 전자책의 단점
Q. 지금까지 5권의 전자책을 냈는데 가격은 어떻게 책정했는지요? 보통 종이책의 경우는 종이값과 인쇄비, 유통비, 홍보비 등등을 생각해서 책정한다고 했을 때 전자책 가격은 좀 더 유연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A. 공저가 아닌 첫번째 전자책인 <지금은 쉬는 시간>의 가격을 정할 때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 카페모카를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보통 아이스 카페모카의 가격은 4,500원 정도인데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는 전자책이 주는 가치가 저에게는 아이스 카페모카가 저에게 주는 가치 이상을 독자들에게 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치를 적용해 가격을 결정한 것이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전자책 가격의 주요 기준이 되는 것(탐탐일가와 저의 경우) 같습니다.
Q. 아이스 카페모카의 가격에 맞춘 전자책 가격이라. 확실히 상식을 뛰어넘기는 하네요. ㅎㅎㅎ 그러면 그 이후의 책 가격도 그렇게 정해졌나요?
A. <지금은 쉬는 시간>이 A4로 한 110페이지(이미지 포함)쯤 되었고, 4,500원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양적으로 월등히 적었던 <옷, 자존감을 부탁해>와 <혼자하는 글쓰기>는 당연히 그보다 적은 금액으로 정해야 했습니다. 보통 웹툰이나 웹소설의 경우 한 권을 대여할 경우 200원에서 3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게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한 꼭지의 콘텐츠를 '대여'가 아닌 '소장'하는 방식으로 판해할 경우 얼마가 적당할까 고민해보니 200원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결론내리게 되었죠. 그래서 한 꼭지당 200원의 방식으로 13꼭지의 <옷, 자존감을 부탁해>는 2,600원 10꼭지의 혼자하는 글쓰기는 2,000원에 책정하게 되었습니다.
Q. 보통 출간된 전자책과 비교해 가격을 정할거라 생각하는데 웹소설이나 웹툰의 대여 금액에 비교해 가격을 설정한 것도 어떻게 보면 참신한 기준이네요. '책'보다는 '콘텐츠'로 접근하는 가격 책정이랄까요?
네 정확히 보셨어요. 저는 [전자책]이라는 형태로 출간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있어왔던 책과 비교했을 때 양적으로도 그렇고 [콘텐츠]로 접근하는 것이 좀 더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쉽게 소비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가치와 컨셉이 명확한. 종이책도 갈 수록 쉽게 소비하는 소비재로써의 경향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소비재적인 성격이 전자책의 형태와 잘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블로그에 묵혀?뒀던 글 중에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글들을 모아 전자책으로 낸 것이고 또 그에 맞게 콘텐츠로써 가격을 매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지금까지 낸 전자책 중에 <어쩌다 1인기업>이 5,500원으로 가장 비싸?고 <나답게 당당하게 자유롭게>가 1,000원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요?
<어쩌다 1인기업>의 경우는 제가 1인기업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서 출간한 것으로 총 25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많은 양의 책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책에 비해서 가격 또한 높게 책정을 한 것입니다. 보통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만들면 그 작품이 세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와는 상관없이 정성과 노력, 애정도에 따라 가격을 매기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 <어쩌다 1인기업>은 1인기업에 관한 책(나중에 종이책으로 낼 수도 있으나)을 내고 싶었던 부분도 있고, 8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책이라 개인적인 가치에 좀 더 비중을 둬서 가격을 매긴 것입니다.
반대로 <나답게 당당하게 자유롭게>는 스타일 코치로써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이것 역시 <어쩌다 1인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책정을 했다면 아마 4,500원으로 책정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스타일 코치를 하면서 많은 여성들의 옷장 속의 삶에서, 거울 속의 내 모습에 있어서 발란스가 한 쪽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부분에 있어 조금이라도 균형점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을 모은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콘텐츠 역시 애정도는 <어쩌다 1인기업> 못지 않았지만 막판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전자책을 내는 것이 하나의 실험이라면 색다른 실험을 해보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전자책을 내는 재미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애정하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콘텐츠라면 아예 가격을 낮춰 좀 더 많은 사람이 읽게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4,5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하려다 1,000원으로 과감하게 내려서 출간하게 됐죠. 그래서 탐탐일가 출판사 대표님께 이야기를 드렸고 그런 실험 정신?은 대표님 역시 비슷해서 그러자고 합의를 보았습니다.
Q. 가격이 낮으면 더 많이 읽을 거란 생각을 하신 거군요
A.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Q. 예상하신대로 많이 읽는 것 같나요?
A. 저도 대표님한테 물어봤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하시네요. 아직 한 달 밖에 안 되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1,000원이라고 해서 많이 읽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ㅎㅎㅎ 아무래도 10,000원에서 1,000원은 큰 차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3,000원이나 1,000원이나에서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ㅎㅎㅎ 그래서 살짝 후회할 뻔 했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1,000원에 가치있는 콘텐츠를 제공했다는 피드백을 받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 가격이 1,000원이라 하더라도 <나답게 당당하게 자유롭게>란 책의 가치가 1,000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Q. 전자책 가격 책정은 자유롭다는 점에서 정말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A. 돈 이야기가 나왔으니 돈 이야기로 끌고 가 볼까요? ^^ 전자책으로 얼마나 버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텐데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위의 글은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이라는 제목으로 진행 중인 공저 작업입니다. with 탐탐일가 홍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