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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Sep 28. 2017

은행나무 열매 냄새에 대한 생각

열일한 은행나무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기

은행나무 열매 냄새에 대한 생각

어렸을 적 아직 공공재에 대한 인식과 법률이 없었(다고 생각)을 때
가족들과 덕수궁에 놀라갔다가 가족들과 함께 떨어진 은행 열매를 신나게 주웠던 적이 있다.

아직 터지기 전이었고 집에 가져왔을 때 엄청난 똥?냄새가 집안을 뒤덮었다.
엄마가 좀 고생하셨지만 우리 가족은 그 날 저녁 은행을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은행열매 냄새가 (터졌을 경우)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준다고 해서 은행 나무를 없애네 마네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꾸네(성별을 아는데 20년이 걸린단다.) 말이 많다.

과연 은행 나무를 없애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나는 왠지 사람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나의 신경을 건드리는 불쾌한 냄새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열매가 떨어지고 냄새가 나는 기간은 길어봤자 한 달이다.
은행나무는 남은 11개월 동안 가로수로써 다양한 유익성을 준다.
그렇듯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은행나무를 없애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어렸을 적 가족들과의 추억때문에 은행열매 냄새가 그렇게 심하게 안 느껴질 수도 있다. 악취=>추억 으로 긍정적 치환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이런 긍정적 치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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