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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Dec 19. 2017

나는 여행하는 프리랜서입니다. [리뷰]

이 책은 인터뷰 책이다. 출판사 대표는 어쩌다 만난 저자에게 호기심을 느꼈고, 전자책 출판까지 감행하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본 건 두 가지 관점에서다. 나도 인터뷰이가 될 수 있을까?와 다른 프리랜서는 저런 생각을 갖고 사는 구나라는 점이다. 여행을 하건, 여행을 하지 않건 우스개 소리로 프리랜서는 프리하지 않다고 말을 한다. 생활이 자유로운 대신에 통장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수입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내가 원하는 것을 해 나가는 변수 가득한 설레임으로 치환할 수 없다면 프리랜서는 직업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는 반대되는 삶을 살아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삶을 잘 누리고 있었다. 본인이 운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행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운전은 하지 않으면서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했다. 또한 여행은 나를 위한 것이고, 즐거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가 좋아하는 '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차로 하는 음주 지향의 여행을 컨셉으로 잡았고 그러다보니 자기만의 여행 지도가 그려지더라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인생을 여행처럼 꾸며가는 여행자라 생각한다. 내가 추구하는, 나를 위한 두 가지 주제만 있어도 나만의 여행지도는 내 삶을 훨씬 충만하게 만들 수 있다. 그녀에게는 그게 기차와 술이더라. 나에게는 뭘까. 


맥주는 빈부격차와 관계없는 술이라서요.
돈 많은 사람도 맥주를 좋아하고 가난한 사람도 맥주는 사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맥주는 그런 면에 있어서 너무 공평한 거에요.
위스키는 돈 없으면 못 먹잖아요. 게다가 나이도 상관없죠.
그래서 저는 맥주를 좋아해요. 


그녀 역시 여행을 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사진 그리고 생각들을 자기만의 콘텐츠로 만들고 있었다. 하나의 편견일 수 있지만 자기 생각대로 인생을 어느 정도 개척해가는 사람들은 그 시간들을 그냥 날려버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하나를 선택해도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즐거운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그 순간이 소중하고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로 남겨 그 여흥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도움을 받은 콘텐츠의 저자를 응원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저자에게 힘이 되어준다. 콘텐츠는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알고싶은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의 콜라보. 프리랜서의 프리함은 자기로부터 나오기도 하지만 결국 타인과의 연결성으로 유지가 된다. 


제가 하는 글쓰기, 강의, 플리마켓, 기타의 알바 등은
전부 제 콘텐츠에요. 제가 하는 건 뭐든 제 콘텐츠에요. 
그리고 수익도 웬만해서는 한 곳에다 두지 않아요. 언제 잘릴지 모르니까
분산시켜두죠. 책에서 나오는 수익 얼마, 강의에서 나오는 수익 얼마,
이런 식으로 수익을 나눠놓고 있어요. 저는 프리랜서라면
여러 가지의 구멍을 많이 파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진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죠.


프리랜서에게는 구멍이 필요하다. 다양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구멍. 끊임없이 나오는 화수분같은 구멍이라면 좋겠지만 어디 그런 구멍이 있을까. 그럼에도 그런 구멍을 만들기 위해 나 또한 자체 교육과 코칭을 만들어 진행 중이다. 외부 강의나 외부 콘텐츠 제작도 프리랜서에게는 좋은 수입이 되고, 즐거운 활동이지만 그건 단발성이기 때문에 내가 집중해야 될 부분은 '자체 생산'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진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말에 고개가 100번 끄덕여진다.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지 프리랜서에게는 하루하루가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런 책을 내고 또 자기만의 출판사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바로 오아시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아시스가 없다면 내가 만들겠다라는 소박?한 정신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이유는 나의 목을 축이기 위함이다. 손바닥만한 오아시스여도 괜찮다. 인생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180ml(종이컵 1잔)의 물이다. 그녀의 삶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은 독자로서 그녀가 만들어갈 오아시스를 응원해본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89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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