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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25. 2018

기본의 멋[9] 가방 코디 룩

패션 심플리스트의 4계절 옷장 에세이 <겨울편>

<가방 코디 룩>


4계절 합해서 몇 가지의 가방이 필요할까요?

이에 따른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가방은 계절을 타기보다는 상황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소재가 계절을 타지 않는 이상 4계절 활용이 가능하지만

상황에 맞는 가방은 달라지는 것이죠.


결혼식, 데이트 용

일상, 캐주얼 용

그리고 그 밖에 개인 맞춤 용 등

이렇게 3가지면 기본 요건은 충족시키는 개수라 생각합니다. 




(1) 노트북 작업하는 뇨자에게 백팩은 필수


저는 트렌드세터는 아니지만 

어떤 품목에 한해 '비밀' 트렌드세터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렉슨 노트북 가방입니다 .


막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노트북 가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어떤 아이템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그 아이템과 연관된 액세서리는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핸드폰 케이스를 고심해서 고르는 것이죠.


그래서 검색을 했고, 그 당시(2012년)에는 Incase라는 브랜드가 가장 강세였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폭풍 검색을 시전한 결과 LEXON이라는 브랜드를 발견했죠.

아직 유명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격도 Incase보다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게다 노트북 가방으로서는 전무후무한 보라색이라니! 

'어머 이건 사야돼!'는 이럴 때 하는 말이었습니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가 사람한테도 발현이 되어야 할텐데요.)

하여간 그렇게 이 가방은 저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구매한 건 어깨에 메는(숄더백) 보라색 렉슨 가방이었는데 

렉슨 가방이 너-무 좋아 백팩으로 추가 구입을 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착용했을 때 스스로가 만족스러울 때도 있지만

추가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때는 누군가가 제가 착용한 아이템에 대해서 물어볼 때입니다. 

렉슨 가방을 메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때이고, 그 때만해도 아직 백팩을 메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버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가방이 너무 예뻐서

자기 딸한테 사주고 싶다며 브랜드를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또 한 번은 저랑 또래였던 분이 어디에서 샀냐며 물어봤었죠. 

제가 노트북 가방을 사자마자 백팩이 필요했던 친언니 또한 렉슨에서 백팩을 질렀죠. 


디자인만 예쁜게 아니라 기능성 또한 출중했습니다. 

캐주얼과 정장에도 잘 어울리는 팔방미인같은 디자인을 저만 멜 수는 없었기에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렉슨 가방 홍보대사를 자처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제가 매출에 1%정도 영향은 주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6년이 지난 지금 렉슨 가방은 정말 흔해졌습니다. 

백팩 가방을 멘 직장인 중 30%는 렉슨 가방을 멜 정도니까요.

(제가 트렌드세터로 활동한 가방이니만큼 눈에 잘 띕니다)


디자인과 기능성 두 마리를 다 만족시키는 제품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자발적 홍보대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렉슨 가방은 잘 팔렸겠지만

여자 백팩 계의 트렌드세터로 활동(아무도 모르지만)한 것이 저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2) 여기저기 다 잘 어울려 애정애정해 


저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이 룩엔 이 가방, 저 룩엔 저 가방

생각하는 것이 귀찮은 귀차니스트인만큼 여기저기 다 어울리는 아이템을 좋아합니다. 

디자인이 출중해도 실용적이지 않으면 매력을 잘 느끼지 못하죠. 


그래서 무엇을 구매하든 디자인과 실용성 두 가지는 꼭 생각합니다.

www.asos.com은 영국의 온라인 편집 쇼핑몰입니다. 

동생을 통해 알게 된 온라인 쇼핑몰(제 첫 책의 이미지 협찬을 TOPSHOP이라는 영국 브랜드에서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영국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감사함과 열린 마음이 있습니다)인데 

배송비가 없고 일정 금액을 넘지 않는 이상 관세가 무료라 

가끔 가방이나 신발 등 마음에 드는 제품이 올라오면 주문 리스트에 쟁여놓게 되는 것이죠.


이 검은색 숄더백도 아소스에서 구매한 것입니다. 

보통 가방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 이상 사용한다고 보는데

이 가방은 올해 3년 째입니다. 소재가 계절을 타지 않기 때문에 4계절 내내 들고 있습니다. 


일반 직장을 다녔다면 친구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을 들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명품 가방을 살만한 여력도 안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명품 가방에 대한 매력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명품 가방이라면 내가 마음에 드는 가방에 명품 로고가 박힌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글쎄요. 구매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것에 가치를 부여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중에 여력이 된다고 해도 제가 하고 싶은 리스트에 명품 가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게 별로 저의 아이덴티티를 멋지게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그 이면에는 나의 아이덴티티를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멋지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며 그 기준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멋진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생각하는 멋진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두 가지를 알고 있다면 자기 정체성(or 선택)에 대한 혼란은 줄어듭니다.




(3) 에코백은 어쩌다 에코백이 아니게 되었나


동생이 영국에서 공짜로 받은 에코백이라며 준 가방입니다. 

적당히 늘어지는 소재감과 어깨와 가방까지의 길이,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청남색의 무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짜면 어떻습니까. 마음에 들면 장땡이지. 

그래서 이 가방 또한 저의 4계절 가방템이 되었습니다. 


저는 핸드폰과 지갑만 수납할 수 있는 작은 가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핸드폰은 옷 주머니에 넣더라도 지갑과 책 한권 정도 들어가는 가방 사이즈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약속 시간보다 빨리 도착하거나 시간 텀이 생겼을 때

가져간 책을 읽는 것으로 기다림의 지루함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읽지 않으면 책을 잘 안 읽게 되서입니다.

그래서 책 한 권 정도는 들고다닐 수 있는 크기의 가방이 좋습니다. 


에코백은 염색과 가공을 최소화한 천으로 만들며

비닐 백과 가죽 가방을 대체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친환경 제품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친환경'을 빙자한 상업화가 이루어졌고

여기저기서 사은품으로 에코백을 선물로 주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만들 수 있고, '친환경'이라는 가치도 담고 있기에 선물용으로 그만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선물용으로 주는 에코백은 가급적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사용하기에는 집에 있는 에코백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캐주얼 룩에 패션템으로 이용하고, 장 보러 갈 때는 

비닐 백 대신 사용합니다. 비닐보다 튼튼하고 비닐보다 멋스럽지요.


앗,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네요. 

가끔 미니 캔 맥주와 캔 번데기를 구매하는 날에는 에코백이 필수입니다.

내가 장 본 것들을 남이 모르게 하라~


* 2008년 UK Environment Agency의 연구에 의하면 캔버스 백 기준으로 327번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비닐봉투의 대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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