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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26. 2018

기본의 멋[10] 머플러 코디 룩

패션 심플리스트의 4계절 옷장 에세이 <겨울편>

<머플러 코디 룩>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는 여름에는 시원한 옷을

겨울에는 따뜻한 옷을 선호합니다.


머플러는 멋내기용으로도 좋지만 

목을 감쌌을 때 전체 체온을 2-3도 올려주는 것으로

액세서리로 분류되지만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아이템입니다.


겨울은 우리를 움츠러들게 합니다. 

목은 뻣뻣해지고, 어깨는 긴장합니다.

그럴 때 머플러는 말하지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어깨를 펴고, 시선은 정면으로!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게!




(1) 코트에는 안으로, 점퍼에는 밖으로


스타일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체 아이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스타일링의 기준이며

그게 보편적 미의 기준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보편적 미의 기준은 그 시대, 사회의 익숙함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답게 잘 입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정답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입니다. 


머플러를 겉으로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코트안에 11자로 걸치는 것으로 좀 더 따뜻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목에 한 바퀴 둘러주는 것이 아닌, 그냥 목에 걸어주는 것으로 늘어뜨리는 것이죠. 

이 때 포인트는 양쪽 길이를 같게 하는 것이 아닌 비대칭으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칭으로 해도 됩니다. 하지만 대칭이 주는 정확성, FM같은 느낌이 있기에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을 주고 싶다면 대칭보다는 비대칭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남성들 역시 자켓이나 코트 안에 머플러를 이런 식으로 늘어뜨리기도 하죠. 

목에 한 바퀴 둘러주는 것보다는 얌전한 느낌을 주면서 

코트를 뚫고 들어오는 앞 부분의 찬 기운을 머플러로 막아주는 것입니다. 


어떤 색깔의 아우터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머플러 색깔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어두운 색 아우터에는 포인트로 색깔이 들어간 머플러를 해주면 좋고

색상이 들어간 아우터에는 그 색상을 돋보이게 하는 무채색의 머플러가 좋습니다. 

(색 조합에 감각이 있다면 이런 기준따위는 날려버리고 자유롭게 스타일링하시길!)


그래서 제가 선택한 머플러 색깔은 자주색입니다. 

이 색은 남성이 착용해도 멋스럽고, 여성이 착용해도 멋스럽지요. 

캐주얼에도 잘 어울리고, 정장에도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20대부터 30대까지 주구장창 같이 해오고 있습니다. 


사람을 사귀어도(이성이 아니어도) 10년 이상 인연이 지속되면 보통 인연이 아닌데

열렬히 사랑했던 시기를 거쳐 권태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니 

이별할 날은 더 멀어진 듯합니다.




(2) 질끈 매거나, 둘러주거나 끝


예전에 '머플러 매는 법 공부하지 마라'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머플러나 스카프의 계절이 오면 늘 올라오는 콘텐츠가 

머플러 예쁘게 매는 법, 스카프 예쁘게 묶는 법 과 같은 콘텐츠입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좋은 콘텐츠라면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도 반성이 되는 부분이 좀 있네요)

쁘띠 스카프의 경우는 묶는 법 하나 정도 알아두면 좋지만

길다란 머플러의 경우는 특별히 묶는 법이 필요가 없지요. 


그냥 목에 둘러주거나, 한 바퀴 둘러주거나, 두바퀴 둘러서 묶어주는 것.

이 3가지면 어떤 룩에도 스타일링 가능하다는 주의라

머리 아프게 공부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단 하나의 머플러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머플러든 스카프든 하나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런데 하나씩 찬찬히 보면 10개의 스카프를 가지고 있어도

나에게 어울리는 스카프는 1개 정도 갖고 있거나 혹은 Best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많은 스카프를 가지고 있더라도 손이 안 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차라리 나에게 맞는 단 하나의 스카프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코트에는 안으로 넣어서 매치하고 패딩 점퍼처럼 카라가 올라오지 않은 아우터에는

두바퀴 둘러서 묶어주면 끝의 꽁다리 부분이 양쪽으로 뻗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뻗침도 새의 날개처럼 나름대로 스타일링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죠.

(너무 미화시키는 거 아니냐구요? 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대부분 '무심한 멋'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무심 = 마음이 없음, 멋 = 달라보임.

신경 쓰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뭔가 자기 스타일이 있는 사람의 비결은

말 그대로 '남들 눈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맘대로 입는 것'에서 옵니다.


남들이 머플러의 꽁다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그냥 추운게 싫고 검은색 패딩에 머플러는 해야겠으니

늘어뜨리는 것보다 한 바퀴 둘러주는 것보다 질끈 묶어주는 것이 Best라 생각해

그렇게 스타일링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이라는 것.

그런 자기 확신이 '달라 보이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한 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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