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10 크라우드 펀딩에 실패하다.
크라우드 펀딩: 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 <네이버 두산백과>
책을 어떻게 팔면 좋을까?
야심차게 크라우드 펀딩을 생각했다.
요즘은 독특한 독립 서적이나 출판사에서 제작 비용을 마련하거나, 사전 마케팅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출판]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꽤 많은 금액의 펀딩을 받아 다양한 리워드로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책을 볼 수 있다.
(펀딩 성공시에 사이트 수수료를 제하고 후원금액이 전달된다)
디자인을 의뢰하고 2주 정도가 되었을 때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도 좋겠다 싶었고
사이트의 지시 사항에 맞춰 홍보용 사진과 목차 그리고 펀딩 목적 등을 올렸다.
내가 선택한 펀딩 사이트는 [텀블벅]인데 누구나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펀딩의 최대 기간은 60일이며, 60일 이내에서 자유롭게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당연히 60일로 선택. 60일이면 200만원 펀딩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착각이었다;;)
펀딩 목표 금액은 200만원. 리워드는 총 3가지로 묶었는데
1) 혼자 쓰기 책 1권
2) 친구 세트 책 2권 + 두 여자의 전자책 대담 e-book 2권
3) 가족 세트 책 3권
참 단순하기 그지없다.
다른 책은 뱃지도 만들고, 엽서도 주고 그러던데 난 그런 건 일절 없어서 책만 담았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려면
콘텐츠가 매력적이거나, 콘텐츠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펀딩 주체자의 브랜드 파워가 있거나, 펀딩 성공을 위한 구구절절함(도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내 콘텐츠에는 그런 것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
2년 전에 했던 다음 스토리 펀딩 <지구를 지키는 스타일 습관, 333 프로젝트>도 그랬다.
그건 기간도 더 짧았지만(5주) 그 때도 희한하게 다른 펀딩에 비해서 후원 금액이 적었다.
담당자분이 글은 참 잘 쓴다고 했는데 '필력'과 '호소력'은 또 다른 것이라는 슬픈 이야기.
펀딩을 잘 받는 책들만 골라서 본 것이 잘못이었을까.
100%를 넘어 400%, 800%도 달성하는 책들을 보며 자신만만했는데
60일 동안 목표 금액의 1/4도 안 되는 금액의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고 목표 금액 달성에 실패했다.
(정확히는 한 20일 동안 35만원의 후원금이 모였고, 그 뒤로 40일 동안 쭉 같았다;;
펀딩에 힘이 되고자 후원을 했던 친구, 지인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이다)
펀딩은 실패했고, 책 판매의 반 정도를 크라우드 펀딩에 걸었던 나는 우울해졌다.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나는 세일즈에는 똥손이라는 것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마음같지 않은 결과에 쪼그라들었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지만, 별 거 없어 보이는 펀딩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
괜히 심통이 났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나의 심신이 미약해질 것 같아 합리화에 기대기로 했다.
난 크라우드 펀딩에 실패했다.
실패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300권의 재고가 머릿 속을 둥둥 떠다닌다.
이제 그럼 어떻게 팔 것인가. 다시 원점이다.
* 이 글은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종이책 자비출판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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