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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Nov 05. 2018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12 출간 3주 후 경과보고

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마지막편입니다.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12 출간 3주 후 경과보고


전자책 원고를 종이책으로 만드는 작업에 걸린 총 기간은

디자이너 찾기부터 시작해 종이책으로 받아보는 것까지 총 3개월이다. 


그 중에 책 내지 작업과 표지 디자인 작업이 2개월 정도 걸렸고, 

검수 과정이 2주 정도 그리고 인쇄 견적 및 최종 인쇄까지 2주 정도 소요됐다.


그렇게 종이책은 세상에 나왔고 3주 동안 어떻게 하면 

세상 곳곳에 알리고 내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 


아직도 많은 책과 봉투가 집에 쌓여 있지만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기회를 낳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물한다. 


종이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 올리자마자 

시민청에서 기획하고 주최하는 [3분출판 워크숍]의 발표자로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 

[3분출판]은 '덕후, 사람, 일상' 이라는 주제의 원고를 가지고 있거나, 

각 주제에 맞게 A5 30장 정도의 원고를 써서 그 원고로 직접 자신의 작은 책을 만들어보는 '책제작 워크숍'이다.

내가 자비출판을 했고, 책의 컨셉이 '일상'이라는 주제와 맞아 섭외가 들어온 것이다. 

워크숍 진행자인 줄 알고, 깜짝 놀라 거절을 하려고 보니 30분 정도 경험을 나눠주는 자리라고 했다.

그래서 OK를 했다. (책제작 워크숍이라니! 너무 재밌지 않은가. 

더군다나 ISBN까지 발급해준다니 작은 책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더라.)


책을 입고한 독립 서점 중에 유일하게 대전에 있는 서점이 있다. 

(부산이나 대구 등의 독립 서점에도 문의를 했지만 다 연락이 없었다. 전국구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은 빠이~)

입고를 하고나서 5일 후에 책방지기 대표님으로부터 DM이 왔다.

책 컨셉이 글쓰기 워크숍이다보니 내 책을 가지고 글쓰기 모임을 해보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나는 좋으니 흔쾌히 그러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요청하셔서

다년?간의 모임 경력으로 내가 글쓰기 워크숍을 할 경우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드렸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50가지 생활주제로 글을 썼기 때문에

소규모 모임에서 한 번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글을 함께 쓴다.

그리고 그걸 모으면 또 하나의 작은 책 콘텐츠가 될 거라 말씀드렸고

그렇게 모인 콘텐츠는 책방의 색깔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이야기. 


예를 들어 '밥'이라는 주제라면 5명이 모였을 때 '밥'이라는 주제에 맞게 글쓰기를 한다.

밥이라는 주제에 맞게 쓴 5명의 5가지 글은 읽는 사람에게 서로 다른 색깔의 재미를 줄거라 하는 생각.

한 가지 주제라 하더라도 각자 그 주제가 던져졌을 때 떠오르는 생각, 추억, 감정 등은 다르기에

그런 것들은 써보고, 서로 나누는 것에서 오는 재미와 즐거움,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


동네 책방에서 나의 책을 가지고 글쓰기 모임이라니. 

책의 컨셉이 작은 글쓰기 워크숍이기에 내가 원하던 바이기도 했다. 

꼭 저자가 워크숍을 진행하라는 법은 없다. 책 하나를 가지고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서점의 글쓰기 모임이 잘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모임이 또 참가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저자로서 그것만큼 뿌듯한 것이 있을까. (물론 글쓰기 모임은 책 판매에도 도움이 됩니다요. 하하하;;)


책 판매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종이책으로 나온지 3주밖에 안됐고, 나의 영업력은 미약하기 그지 없지만

팔릴 책이면 언젠가 팔리겠지란 마음이다. (<= 세상 편한 자기 합리화)


일단 3개월 정도는 두고보고, 그 이후로도 팔릴 기색이 없으면

전국 도서관에 기증할 셈이다. 참, 책이 나오고 동네 도서관에 1권 기증하고,

사서로 일하는 친구 도서관에 한 권 기증하고, 서울 사는 친구 동네 도서관에도 한 권 기증하고,

오송에 사는 언니에게 부탁해 그 쪽 도서관에도 1권 기증했다. 


전국 독자들과 만나기에는 '판매'말고도 도서관에 '기증'하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책이 팔리지 않는다면 전국 도서관에 기증할 참이다. (대한민국은 좁지만 도서관은 많다!)


자비출판이 나에게 남긴 것은

다소 헐렁해진 통장과 재미난 경험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기회다.

그리고 종이책 제작의 첫 계기였던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도 이루었다.


자비출판을 또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비출판 저자라는 타이틀이 나쁘지는 않다.


* 이 글은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종이책 자비출판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 책 정보가 궁금한 분들은 이 곳으로 http://stylecoach.kr/22137922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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