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Feb 19. 2016

Q.1 남이 볼 때 패션이 이상하다면 고쳐야 할까요?

책준비 연재글

Q.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진짜?) 자존감은 높지만 패션에 관심이 없어 후줄근하게 입는 사람이 있다고 쳐요. 정작 그 사람은 괜찮은데 남이 볼 땐 정말 궁상맞아보일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패션을 고쳐야할까요? 말아도 될까요?


A. 흠흠. 제 얘기인 것 같네요. ㅋㅋㅋ 저는 후줄근하게 입더라도 스스로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된 거라고 봐요.


제 예(아직 다른 예가 없어서)를 든다면 30살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34살까지 염색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염색이란 게 귀찮기도 하고 해봤자 흰머리가 계속 나니까 끊임없이 염색을 해야 하는 것이 이게 과연 누구 좋으라고 염색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 동안 시험을 해봤죠. 염색을 안 하면 어떨까. 


그랬더니 사람들이 자꾸 흰머리 염색 안하냐고 묻고 나이가 몇인데 흰머리가 그렇게 많냐고 놀라는 상황이 반복되자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는 거에요. 흰머리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노화, 나이듦, 무기력 등)때문에 사람들이 30대의 저를 그렇게 쳐다봤다면(그건 저의 시선이기도 했지요.) 그 시선을 바꾸기로 결정했지요. 그렇다면 내가 흰머리는 많지만 좀 더 멋진 30대 흰머리 처자가 되겠다! 이런 식으로요.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이 염색 안 하냐. 머리가 왜 그렇게 셌냐. 하는 물음에서 자유로워졌어요. 


그 사람들은 결코 흰머리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느냐. 그렇게 묻지 않죠. 염색하라고만 이야기할 뿐. 이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오지랖적인 염려라 생각해요. 그 사람의 생각을 물어보기 전에 판단하고 답을 줘버리는 것. 그런 과정을 거치다보니까 전 제 흰머리가 좋고(언제 바뀔진 모르지만) 저를 더 인정하고 좋아하게(참 이상한 처자;;) 되었어요.


자존감은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내가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느냐란 물음에서 오는 스스로에 대한 단단한 믿음. 그런 물음에서 나온 후줄근함이라면 스스로에 대한 고민없이 잡지책 고대로 베껴 입은 패셔니스타보다 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 위의 질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책으로 출간시 하나의 컨텐츠로 엮고자 합니다. ^^)

* 옷과 멋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질문받습니다. ^__^

매거진의 이전글 8강 잘 비워야 잘 채울 수 있는 옷장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