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봄 날
반려견의 봄옷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안 입는 옷으로 한 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물에 닿으면 금방 색이 변하는 소재로
저에게 곤혹스러움을 안겨주었던 옷.
여름옷인데 여름에 입었다가는 나의 땀샘 분포도를
남에게 알려줄 수밖에 없었던 옷.
옷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그 옷을 꺼냈습니다.
낙낙한 핏의 옷을 선호해서 팔을 넣는 진동의 둘레가
반려견의 얼굴과 목 사이즈에 얼추 맞을 것 같더라구요.
집에 재봉틀은 없지만,
1년에 바느질을 한 번 할까 말까지만,
옷을 가져와 팔 부분을 반려견에게 입혀봤습니다.
잘 들어갑니다. 일단 진동 둘레는 합격입니다.
이제 몸통이 문제인데 바느질을 못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몸 길이와 몸통 둘레만 맞춰서 잘랐습니다.
그런 다음 종종 가는 수선집에 가서
끝단은 안 풀리게 박아주시고, 옷을 고정시키는 단추는
요기에 달아주시고, 목 부분은 조이지 않게 넓혀달라고 말로 설명했지요.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안 입는 옷을 강아지 옷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옷의 재활용, 가치의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좋았습니다.
안 입는 옷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시도는 많습니다.
가치가 없어진 것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더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안 입는 옷으로, 자투리 천으로, 고장난 액세서리로
다양한 반려동물 옷과 용품, 장난감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곧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봅니다.
* 월화수목 옷요일은 스타일 코치의 생각 정리 글입니다.
월-금 랜덤으로 올라갑니다. 글에 대한 의견은 자유롭게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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