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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20. 2019

월화수목 옷요일 23) 안 입는 옷은 반려동물 옷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봄 날

반려견의 봄옷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안 입는 옷으로 한 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물에 닿으면 금방 색이 변하는 소재로

저에게 곤혹스러움을 안겨주었던 옷.

여름옷인데 여름에 입었다가는 나의 땀샘 분포도를

남에게 알려줄 수밖에 없었던 옷.


옷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그 옷을 꺼냈습니다.

낙낙한 핏의 옷을 선호해서 팔을 넣는 진동의 둘레가

반려견의 얼굴과 목 사이즈에 얼추 맞을 것 같더라구요.


집에 재봉틀은 없지만,

1년에 바느질을 한 번 할까 말까지만,


옷을 가져와 팔 부분을 반려견에게 입혀봤습니다.

잘 들어갑니다. 일단 진동 둘레는 합격입니다.


이제 몸통이 문제인데 바느질을 못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몸 길이와 몸통 둘레만 맞춰서 잘랐습니다.

그런 다음 종종 가는 수선집에 가서

끝단은 안 풀리게 박아주시고, 옷을 고정시키는 단추는

요기에 달아주시고, 목 부분은 조이지 않게 넓혀달라고 말로 설명했지요.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안 입는 옷을 강아지 옷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옷의 재활용, 가치의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좋았습니다.


안 입는 옷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시도는 많습니다.

가치가 없어진 것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더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안 입는 옷으로, 자투리 천으로, 고장난 액세서리로

다양한 반려동물 옷과 용품, 장난감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곧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봅니다.


* 월화수목 옷요일은 스타일 코치의 생각 정리 글입니다.

월-금 랜덤으로 올라갑니다. 글에 대한 의견은 자유롭게 댓글로 나눠주세요.

다뤘으면 하는 주제를 알려주시면 그 주제에 대한 코치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 월화수목 옷요일은 <스타일 자장가>라는 제목으로 오디오 클립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

오디오 클립 들으러 가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535 



  

@ 3번 정도 입다가 포기한 비운의 상의


@ 초토화된 옷 & 자기 옷 만드는 줄 아는 듯한 코천


@ 가볍게 입기 좋은 망토? 아우터로 변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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