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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미 Apr 20. 2020

눈으로 색色을 본다는 것

색色에 예민한 사람들이 있다.


색에 대한 기호를 따지는 개념이 아니라 사실은 밤하늘이 단순한 검은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같은 거다. 심지어 같은 색의 천만 봐도 빛이 닿는 곳과 그림자 진 부분,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색이 다르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는 같은 색이 하나도 없다.


그 와중에도 우리는 자주 사용하는 색을 구분해 이름을 붙여 분류해냈다. 다시 말하자면 인류가 많이 원했던 색을 말이다. 역사적으로도 색마다 의미와 상징을 부여해 소중히 간직하지 않았는가.


결국 색을 본다는 행위에는 소망하는 것투영되는 게 아닐까 싶다. 단편적인 예로 색으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도 많.


아일랜드의 날씨는 변덕스럽기로 유명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쏟아지고 해가 반짝 떴다가도 순식간에 흐려진다. 앞은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래도 뒤를 돌아서면 먹구름이 가득한 곳이 아일랜드 하늘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일랜드의 건물들은 참 알록달록하고 예쁘다. 어느 마을이나 외벽 컬러에 아주 공을 들였다. 낙서 자국 하나 없는 걸 보면 주기적으로 새로 칠하는 듯하다. 실제로 마을 전체가 건물에 페인트칠하는 날을 본 적도 있다.


종 잡을 수 없는 날씨에 대한 저항일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공간에 최대한 예쁜 컬러들을 다 끌어다 모은 느낌이었다.


아일랜드 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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