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색 외관이 상큼한 '가니쉬 하우스'는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한 숙소라는 문구에 솔깃해서 예약한 아일랜드 코크의 한 호텔이다. 이름도 괜히 맛있어 보이게 가니쉬.
조식은 기본으로 빵과 마실 것이 준비되고 메뉴판 중에 하나를 메인 식사로 선택할 수 있다. 요리로 수상한 경력에 걸맞게 오믈렛, 팬케이크, 등 다른 숙소에 비해 여러 가지가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 숙소 조식 메뉴로는 처음으로 생선 요리가 있었는데 Irish Fish Meal 정도로 쓰여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매일같이 고기만 먹어서 약간 질리던 참이다. 잘 됐다 싶어 어떤 요리인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생선을 구워 레몬이랑 감자를 곁들여 나오는 아일랜드 요리라고 했다. "추천해 주고 싶긴 한데.. 생선 냄새가 나서 싫어할 수도 있어. 근데 맛있어!"라며 걱정 반 추천 반을 하길래 용기 있게 도전했다.
실제로는 사진 상의 느낌보다 훨씬 컸다
Irish Fish Meal은 우리나라 삼치 비슷한 생선을 튀기듯이 구운 요리였다. 맛있긴 한데 꽤나 짭짤해서 감자로는 부족했다. 밥 생각이 간절했다.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참 좋을 텐데. 그리고 양도 너무 많았다. 손 한 뼘보다 큰 조각이 네 개나 나왔다. 밥도 없이. 그래도 요리해준 정성이 있지 남길 수 없어 천천히 다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입에 맞는지, 냄새가 심하지는 않은지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본인이 추천해 준 요리가 괜찮은지 걱정이 된 듯했다. 그래서 "괜찮아! 우리나라도 이렇게 많이 먹어"라고 대답했는데 그게 흥미를 유발한 모양이다. 아예 내 옆에 자리 잡고 서서 한국의 식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침, 점심, 저녁 중 주로 언제 먹는지. 기념일에 먹는 건지 평소에 먹는 건지. 주로 뭐를 곁들여 먹는지.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음식인지. 어떤 생선을 주로 먹는지 등등.
"우리도 연어나 대구도 먹긴 하는데.."(피시 앤 칩스에 주로 쓰이는 생선이 대구다) 고등어가 영어로 뭐더라..
키가 190 정도 되어 보이는 슈트를 잘 차려입은 남자가 허리를 숙여 눈을 맞추고 경청한다. 굽슬굽슬한 짙은 갈색 머리는 와일드한 멋을 질질 흘리면서. 대답 좀 하게 나대지 말아 봐 심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