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내부 기관
큰 능력을 깊숙이 묵혀놓고 있다면 얼마나 아까운가.
유용한 정보는 지금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갖고 있음에도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와 간단한 개선 방법을 작성한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공통으로 겪으며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있다.
확신이 들지 않는다
정답을 모르겠다
충분한 근거와 방법들을 알게 되어도 바로 적용하기 어려워 생기는 불안감이다.
멘탈이 불안정한 초반부와 그림이 개선되어 가면서도 가장 많이 겪을 과정이다.
알게 되는 만큼, 망설이게 되는 부분들이 더 많아지기도 한다.
같은 교육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낫을 때, 각자 가지고 있는 정보는 거의 평준화된다.
그동안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 머리로는 알 것 같은 상태가 평준화의 초입 단계다.
머리로만 아는 정보는 바로 꺼내서 사용하지 못한다.
사용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 갖고 있는 정보가 타인의 경험치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알게 된 단계와 습득의 단계는 다르다.
한 분야의 경험치는 수많은 실행을 필수조건으로 달성해야 만들어진다.
실행하고 실패하며 다시 도전하여 개선하는, 반복된 시행착오들로 인해 정제된 경험치를 얻어나간다.
이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한 부분씩 개선되어 가고, 개선된 부분에 확신이 생겼을 때 비로소 타인의 경험치가 나의 것으로 흡수되기 시작한다.
배울 때는 이런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길게 주어지지 않고, 그렇게 완성된 정보를 먼저 전달받게 된다.
문제를 풀어보기 전에 답안지를 보게 되는 것과 같다.
때론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얻게 되어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결과물을 시뮬레이션으로 간접 체험해 보는 것이 배움이다.
간접 체험들은 독학할 때보다 학습 시간을 훨씬 앞당기는 요소가 되어준다.
답을 모르면 시행착오를 반복해도 방향을 잡기까지 오래 걸릴 수 있다.
올바른 방향을 찾았더라도 가다 보면 확신이 들지 않아 샛길로 빠지기도 한다.
지나고 보면 간단한 문제에서도 헤매고 있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 있다.
복잡한 길이 있을 때 경험자가 알려 주면, 지도를 보는 듯 빠르게 헤쳐 나갈 수 있다.
경험치가 높을수록 더 정확하고 확실한 지도를 그려서 전달할 수 있다.
내가 컴맹인 시절에 포토샵을 처음 접했을 때 일이다.
잘되다가 멈춘다거나 되던 것들이 불규칙하게 먹통이 되고 있던 메뉴 창이 사라지는 등 작업을 멈춰야 하는 원인 모를 경우가 많았다.
검색으로 찾아서 해결하면 되겠지만 미묘한 부분들에 오류가 발생해, 검색이 애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류 날 일이 없는 곳에서 불특정하게 생기는 문제가 가장 해결하기 어려웠다.
어떤 현상인지 알아야 검색어를 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현상 자체를 몰라서 설명하기 힘드니 검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검색어 선정조차 포토샵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 원인을 찾는 데만 몇 시간씩 걸렸다.
시간이 흘러 알려주는 입장이 되었고, 수업을 진행하는 중 학생들 프로그램에서 그 오류들이 똑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방법을 알려 주면 시간 단위로 해결했던 일들도, 초 단위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알려 주면, 혼자 할 때 보다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배움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꼭 겪게 되는 문제들이 있다.
시간을 당겨서 쓰다 보니 경험치가 적은 상태에서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다.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곳에서는 딱히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으면, 정보의 가치를 측정할 수 없게 된다.
높은 가치로 판단되어야 소중함이 느껴지고 기억에 오래 새길 수 있다.
쉽게 얻은 만큼 소중함을 느끼지 못해, 간직하지 않고 흘려버리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런 심리 기제들로 인해 배운 내용이 초기화되는 경우는 빈번히 발생한다.
하루 안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을 알기 위해, 누군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오래 걸린 사람은 그만큼 느려 보이지만, 시행착오를 겪어온 시간만큼 정립된 정보를 지닌다.
요리로 비유해 본다.
레시피를 만든 사람과, 그 레시피를 보고 요리한 사람의 음식 맛은 비슷할 수 있다.
다만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레시피를 확인할 수 없거나 응용해야 하는 돌발 상황 등에서, 레시피를 만든 사람이 유리하게 된다.
우리는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정보를 만든 사람이 가진 장점들을 파악하고 답습하는 것이다.
발전성으로 보면, 정보를 받는 사람이 정보를 만들어 낸 사람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다.
비슷한 결과에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하지만 과정에서 벌어지는 경험치 차이로 인해, 보존력과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필수로 보완해야 한다.
정보가 들어왔을 때 한번 적용해 보고 넘기기보다, 반복 실행하며 정보가 발생한 이유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는 방법이다.
식을 풀어 답을 구하는 게 아닌, 답을 보고 식을 검토해 보는 방식이다.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수월하고, 결과적으로 얻게 되는 성과는 비슷하다.
이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발생하는 일들은 다음과 같다.
표면적인 결과는 나오지만, 원리는 확실히 모르겠고 필요한 타이밍에 알맞게 사용하기 어렵다.
설명을 들으면 기억나며 적용되는데, 혼자 할 때는 적용이 안 된다.
방법 효율성에 의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게 된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더 나은 해석이 존재할 뿐이다.
더 나은 해석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가 거창한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시작을 해보자.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보며 추측하는 방식이다.
아기 때와 같다.
아기 때는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이 신기하게 느껴져 호기심을 풀기 위한 목적의 질문을 많이 한다
부모님이 귀찮을 정도로, 모든 부분에 '왜?'라는 질문을 한다.
‘왜?’
그림에 대입해 보며, 크고 작은 모든 개념에 적용해 본다.
그림을 왜 그려야 할까?
빛은 어떻게 표현할까?
색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료는 어떻게 써야 할까? 등등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해 보는 방법이다.
이 방법들로 이유에 대한 근거들을 감지해 내기 시작하고, 나름의 해석과 결론을 갖추어 나간다.
이렇게 적용되는 거구나
이런 장단점이 있구나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등등
여러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이 생기게 된다.
스스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배움의 기간과 상관없이 내용을 타이밍 맞게 꺼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한 양이 적기 때문이다.
시험 보는 것과 같다.
이미 다 배웠고 다 아는 부분인데도, 시험지를 보면 배운 기억이 안 나거나 실수하여 오답이 생긴다.
충분히 나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전달된 정보에 의존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나는 실행 없는 결과와 정보들은 믿지 않는다.
타인의 경험을 본인의 경험으로 여기며 현재의 실력을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겠다'와 '할 수 있다'는 크게 다르다.
결론
이런 정보들에 해석을 붙여 주고 그에 대한 근거를 조금씩 만들어 놓다 보면, 소화기관이 생기기 시작한다.
내면에 이런 소화기관이 생기면, 그때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내부적 환경이 갖춰진다.
항상 환경이 중요하다 강조한다.
외부적인 환경이 중요한 만큼. 내부적인 환경도 받쳐줘야 한다.
내부적 환경 구성은 후천적으로 갖출 수 있는 재능의 텃밭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실행하기 위한 동기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고,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모두 소중한 자원이다.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이 먹고 소화 흡수량을 늘리다 보면, 특이하고 새로운 것들은 좋은 선택지가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잠재된 능력들은 정말 충분하다.
올바른 방향을 통해 주도적인 각성을 일으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