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범위
성장의 미로는 복잡한 길과 함께 트랩이 가득하다.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 계속 주기적으로 드는 고민이 있다.
그림 실력이 늘지 않는 것
이 고민을 처음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 출구가 없는 미로를 계속 돌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출구를 찾아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뤄냈을 때도, 또 다른 미로에 진입한다.
패턴이 굳어지는 시기쯤에 겪게 되며 미로는 더 복잡해지고 늪지대처럼 변한다.
한 발 한 발 잘 떨어지지 않는 답답함이다.
그다음 미로는 유리처럼 모두 투명하게 구성되어 출구가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진행해 보면 끝도 없이 헷갈리며, 무중력 공간 같이 나아가지 못하고 헛도는 느낌이 든다.
이 시기에는 그림 이해도가 높아져 어느 정도 답을 알고 있는 상황이다.
종이 한 장 차이정도의 성장이 이뤄지는데, 그 차이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종이 한 장 뚫기는 초반에 비해 몇 배 이상 높은 난이도를 지녔다.
RPG 게임 레벨링 시스템 같은 개념과 비슷하다.
초반 레벨업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레벨업이 계속 느려지는 현상.
1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량이 배로 늘어나지만, 1 랩으로 얻을 수 있는 능력치 차이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이런 개념과 상황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려움을 계속 겪어온 시기가 있었다.
그때 적어놓은 내용을 풀어보려 한다.
초조함은 이상과 현실의 갭만큼 비례하며 커진다.
누구나 빨리 실력을 키우고 싶을 것이다.
원하는 만큼 도달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더디게 느껴지다 보니,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가 진단이 힘든 상태라 확실한 해결책도 구하기 힘들다.
그림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익숙함이다.
예를 들어.
매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면 못 느끼지만, 오랜만에 보면 정확하지 않아도 무언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매일 경험하면서 야금야금 달라지는 것들은 눈에 보이거나 느끼기 어렵다.
그 대상이 자신이 되고 성취와 같은 무형의 요소들은 더더욱 그렇다.
성장 요소들은 항상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체감하기 어렵다.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범위로 체감해야 한다.
인식범위다.
가장 실력이 늘지 않는 구간은 그림에 실패했거나 안 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림에 대한 고민이 적을 때다.
고민이 적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며 고착화로 연결되는 길이 된다.
전체 성장곡선을 보면 평생 꾸준히 상승하기 힘들다.
어느 순간 멈추거나, 멈췄다가 떨어지는 순간도 온다.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가 중요하다.
기나긴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짧더라도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한다.
2년 차, 빠르면 1년 차 정도에서 실력이 멈춰 있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짧은 판단, 만족감, 틀어진 방향 등등 성장 곡선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요소들은 적은 고민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성장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고민을 인식하고 있는 시간 안에서는, 그림 향상으로 연결이 되는 과도기에 놓인다.
그림이 늘지 않는 원인에 대한 고민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해석을 찾게 된다.
그렇기에 인식의 범위를 고민까지 닿게 해놔야 한다.
객관적 정보를 분석해 보고, 주관적 감정을 시도하는 과정들을 유지하면 반드시 성장한다.
이 과정들을 유지할 때는, 항상 생각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굉장히 불편해 답답한 상태가 된다.
고민이라는 카테고리가 마음이 편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편하게 성장하는 방법은 절대로 없다.
불편하지만 계속 끌고 가기 위해서는 인식을 조금 수정해야 한다.
고민을 가능성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그림이 잘 안 풀리는 고민의 순간들이 온다면, 그림이 늘 수 있는 타이밍으로 인식하는 방법이다.
보통 우리는 정보가 없거나 부족해 몰라서 못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보는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식을 어떤 정보도 없이 그냥 뛰어 들어 감으로만 하다 보면, 대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경우에는 잘 타고 들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비교적 수월할 것이다.
그림도 비슷한 개념이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면, 좋은 정보를 얻은 상태에서 실행 여부를 결정하고, 결정했다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일단 정보를 얻게 된 것은 반 이상의 성장확률을 확보한 것이다.
나머지 반은 결정하고 행동하는 방향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성장정보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능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정보들을 몰라서 미로를 헤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게 되므로 다음 미로로 진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미술을 시작하고 2년 정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를 찾을 수 없었다.
주변에서 들어온 정보들이 지나고 보면 다 유사 이론이었다.
초반에 유사 이론으로 그림을 계속 진행해서, 생각이 짧아지고 안 좋은 습관들이 가득 쌓였다.
걷어 내는 데만 오랜 기간이 걸렸다.
정보의 퀄리티를 분석하는 이유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힘들었던 시간 때문이다.
물론 내가 말하는 정보들이 정확한 이론일지는 각자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근거와 결과물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해 나갈 점은 있더라도 분명 좋은 방향들이라 생각한다.
그 정보들을 변환해 적용한다면 실력이 조금씩 향상될 것이다.
작업실이나 온라인 클래스 학생들은 나의 성장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나는 어렵게 얻었는데, 학생들은 쉽고 빠르게 얻고 있다'
이런 성취적 자만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갖는 힘에 대해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
그림이 늘고 있지 않다면 이런 종류의 고민조차 하고 있지 않다.
고민하는 순간 이미 성장 과도기에 놓인 것이다.
계속 꾸준히 유지하되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얻어가며 융합시켜 나간다면, 목표치에 도달하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
성장을 원하는 경우에는 모두 비슷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 역시도 지속되는 성장을 추구한다.
현재는 1년에 종이 한 장을 넘어갈 수 있으면, 굉장히 빠른 상태로 보고 있다.
그 한 장을 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고 있다.
개념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고 정립하고, 이해도를 위해 다양한 재료들도 시도한다.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도 정립 부분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그 정보를 토대로 영감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석이조다.
서로 이렇게 윈윈 하며 마무리하겠다.
성장의 미로에서 인식범위 설정은 설계도를 하나 얻은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