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대하는 자세

비교 대상

by 김앤트

성장은 피라미드 구조와 같아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이 세상에 잘 그리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그림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 정도는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상대적으로 좁은 땅덩어리에, 전 국민이 다 그림을 그리나 싶을 정도로 많다.

SNS만 켜도 눈에 보이는 그림들이 다 훌륭하다.

전문적으로 미술을 하려는 입장에서 취미생의 실력에 놀랄 때도 많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이보다는 더 못할 것 같이 연습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다른 사람들은 설렁설렁해도 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생각과 경험들은 지금 겪고 있을 수도 있거나, 앞으로 성장 과정에서 언젠가 한 번 맞닥뜨릴 수 있는 생각들이다.


이번 장의 주제는 경쟁을 대하는 자세다

그림에서 경쟁이라고 하면 거부반응이 생기는 경우들이 많다.


그림은 내면의 표현이며 자기 생각을 담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둔다.

비교와 경쟁으로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들도 많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목적이 다르다.


즐기는 취미 정도면 괜찮지만,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 경쟁은 필수 불가결이다.

경쟁 없이 협력하고, 내면에만 집중하고, 아름다운 모습과 세상을 추구하고 싶다.

그러나 경쟁이 없는 장르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모든 장르는 경쟁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경쟁을 우선순위로 두는지 뒷순위로 두는지의 차이며, 예술도 그 시스템 안에 있다.

곰곰이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자신만의 기준도 비교 대상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dddac324fe3344c05dc1e5b5f5518eb7.jpg 김앤트, 온기, 27.2x27.2cm, 도화지에 연필, 2010


자본주의 체제 안의 모든 전문성은 상업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만의 특징이 없으면 상업 구조 안에서 뒷순위로 밀려나게 된다.


그림론으로 봤을 때도, 다른 그림과 비교를 해가며 장단점을 파악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춰야 더 깊은 성장이 이뤄진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기 전, 내면에만 집중하면 시야가 주관적으로 좁아진다.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제삼자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관점을 갖추기 위한 방법이 비교와 분석이다


경쟁에서 쌓아 올린 기반으로, 어느 정도 성장이 되어 있어야 내면을 성찰해 나갈 수 있다.

초반부터 이런 점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이해도가 낮아 발생하는 회피성 행동으로 연결된다.

경쟁은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 중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경쟁의 관점으로 살펴본다.


처음 그림을 시작하면 다들 나보다 잘 그린다.

잘 그린다는 기준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다음에 자세히 다루겠다.


초반에 배우기 시작할 때, 주변보다 내가 좀 더 잘 그리는 것 같다면 재능이 있는 편이다.

재능은 여러 가지 면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높은 능력치를 갖고 있다.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간다.


보통은 시작과 동시에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

나 역시도 1~2년 차까지는 한 집단에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1~2년 차가 짧아 보이지만 겪고 있는 본인에게는 굉장히 긴 시간이다


생각해 보면 한 달도 길다.

1~2년은 정말 긴 시간이다.

이 긴 시간에서 보편적 비교를 통해 재능이 없다 느끼고, 다른 길을 권유받거나 흥미가 떨어져 포기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비교와 경쟁 기반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다.


비교와 경쟁에서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


내가 사용한 방법들을 풀어본다.

입시소묘로 그림을 시작했을 때는 판 자체가 경쟁이었다.

거기서 밀리기 시작하니 모르는 사이에 열등감과 비슷한 감정까지 생기기도 했다.


한번 생기기 시작하면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기에, 화살은 온전히 자신에게 향하게 된다.

매일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생각을 할 만큼 고통이 동반된다.


왜 다 잘 그릴까?

아니면 나만 못 그리는 걸까?


이런 고민들을 갖고 주변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고 분석했다.

그때는 방향, 이론, 마인드 셋, 도무지 갈피가 하나도 안 잡혔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집중했다.


사람마다 잘하는 표현들


명암을 과감하게 빠르게 잘 들어가는 경우.

형태를 선으로 안 잡고 톤으로 잡으면서 들어가는 경우.

보지도 않고 그냥 쓱쓱 잘 그리는 경우 등등

원리는 잘 몰라도,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표현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봤다.


물론 단점들도 보였지만 일단 제외했다.

무조건 나보다 잘한다 생각하고 장점만 따라 해 보려는 계획이었다.


'각각 가진 장점들이 모두 다르기에 그것들을 모아 흡수한다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겠다.'

단순하게 표현만을 따라 하려고 했었지만, 변화의 큰 계기가 되었던 마음가짐이었다.


경쟁자가 나보다 뛰어나도 그것으로 인해 영향을 최대한 덜 받고 싶었다.

포기, 변경, 괴로움, 회피와 부정적인 감정들을 최대한 멀리하려 했다.


어차피 그림을 계속 그려야 한다면, 그런 감정들이 성장에 도움이 안 되리라 추측했다.

물론, 알고 있어도 감정적으로 들쭉날쭉하며 통제가 잘 안되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생각한 결론이 장점 파악하기다.

보통 장점만을 추출하는 것이 잘 안된다.

모여서 그림 얘기하다 보면, 흔히 나오는 대화 패턴이다.


'누구는 완성을 빠르게 시키더라.' 장점을 얘기한 다음.

'근데 완성도가 높지는 않아.' 단점으로 끝낸다.


장점 뒤에 단점


분석은 장점을 파악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심은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

심리적으로 마지막 내용을 더 중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점 파악으로 마인드를 바꿔가며 습관화시키면 그림에 무조건 플러스가 된다.


조금 더 넓은 영역으로 생각하려 노력하자.

주변에 잘 그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공간을 벗어나면 더 많고, 그 영역이 확대될수록 잘 그리는 사람은 계속 있다.


좁은 영역에서 위축되고 부러워할 시간 없다.

빠르게 빌드업해서 더 넓은 영역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우선시한다.


단점은 비난하지 않고, 같은 부분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참고하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간다.

처음에는 장점으로 보이는 표현을 따라 하다가, 점점 이유를 찾아내며 나만의 해석으로 만들어지는 경험도 하게 된다.


정리

경쟁시스템을 오해해 거부하면 발전하기 어렵다.

오로지 내 안에 집중해 가는 일들도, 비교 대상을 통한 성장이 없었다면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구조다.


장르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경쟁과 비교를 회피하지 않는다.

특성에 따라 뒷순위 정도에 놓으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쟁은 이기는 목적이 아닌, 발전을 위한 비교의 발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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