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개념
스타일을 쫓아간 스타일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느낌대로만 그리면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
그런데 예술의 하위카테고리 미술 그리고 그림에서는 항상 실제로 있는 현상과 원리, 이해, 해석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표현만으로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느낌을 구체화 된 표현을 스타일이라 한다. 스타일은 한 시대를 반영하는 양식들이 있다. 예술에서 시대를 반영한다는 것은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좋아할 법한 내용과 표현들. 통틀어 느낌을 얘기한다. 이런 느낌은 빠르게 바뀌며 유행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느낌이 확산되어 퍼져 나가다가 지나가는 상태를 말하며, 여기에는 항상 특정 기준점이 존재한다. 기준점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다루었던 가설 세우기를 추천한다.
같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맞게 적용되며, 적용 범위에 따라 차별화된 디테일을 갖는다.
가설 세우기가 원리에 접근하기도 좋지만, 어떤 느낌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한다. 가설을 통한 기준점들이 하나씩 더 생기기 때문이고, 이런 가설들의 정확도는 높지 않아도 과정의 역할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지금 당장 해결하기 힘든 것들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세워놓고, 논리적인 예측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면 때로는 억측이 되기도 하지만, 예술에서는 조금 다르다. 시각에 한정되어 허용 범위가 훨씬 넓기 때문에, 어떤 표현에 있어서 충분한 가설을 세운 것은 그림을 그릴 때 큰 메리트다. 가설은 일정 기간 누적되다가 결과와 정립을 통해 핵심만 남게 되며, 나름의 정답으로 도달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체계와 방식은 유지하되 결괏값이 달라도 된다는 얘기는, 꼭 정답을 도출해야만 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느끼고 있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색상들이 빛 속에 다 포함되어 있으며, 빛의 혼합에서 모든 색이 섞일수록 하얀색이 되는 것을 가산혼합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정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유능한 학자,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 등을 거쳐 오늘날의 광학이 정립된 것이다. 기록된 광학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철학자인 엠페도클래스(Empedocles)는 눈에서 빛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Aristotle)는 사물 안에 색이 들어있으며 빛 없이도 색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수학자 유클리드(Euclid)는 빚은 직선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했다.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 Alhazen)은 물체는 빛을 반사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기준으로 맞는 내용도 있고 틀린 내용도 있지만, 빛에 대한 관찰과 정리가 많은 학자들을 거치며 점점 더 정확한 분석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철학자 데카르트(Descartes)는 빛이 물체에 닿았을 때 색이 변형되어 생성된다고 생각했다. 시대에 따라 빛과 색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다르다.
뉴턴(Isaac Newton)은 르네상스 화가들이 흰색에 어두운색을 섞어도 색이 만들어지지 않는 걸 보고, 실험을 했다. 데카르트의 프리즘실험에서 포인트를 잡아 빛의 스펙트럼을 확정해, 빛 속에 색이 있다는 정의를 만들었다. 몇 세기에 걸쳐 가설을 통한 광학의 발전을 살펴보다 보면, 현재의 정설도 시대가 지나면 바뀔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 현상을 놓고 정답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려 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학자만큼의 발자취를 따라기엔 큰 무리가 있지만, 생각한 느낌이 있다면 작은 근거를 만들어 가설을 세워보자.
미술가는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 실험이나 마찬가지다. 생각을 표현해 보면서 확인하는 단계를 거쳐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본다. 한두 번에 걸쳐서 만들기 어려우며 수많은 실험을 해봐야 한다.
그림은 자신을 표현하는 목적이기에 꼭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 할까? 그냥 즐겁게 그리면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그동안 그림의 체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찍은 영상과 글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감으로 그리는 행위는 취미 목적으로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문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려면 체계화는 꼭 필요하다.
건축학, 의학, 수학, 과학, 심리학, 철학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학문은 모두 체계적이고, 높은 전문성을 지닌다. 전문성이 없다면 신뢰가 부족해지며 발전하기 어려운 장르로 남게 된다.
느낌 있는 그림, 느낌 좋은 스타일을 구사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느낌이란 단어가 주는 뉘앙스로 인해 감으로 마음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주관은 들어가되 통제할 수 없는 표현이 아닌, 응용 가능한 표현을 만들기 위해서. 우연의 효과가 아니라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뽑아내기 위해 몇 가지 가설을 세우고 표현을 해보는 정제된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이해도를 키워 전체의 흐름을 수월하게 연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