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앤트 Oct 15. 2023

빠른 성장의 비밀

자가진단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 내부의 정보를 먼저 정리해 놓아야 한다.


'일단 그냥 많이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막연한 생각으로 진행하면 문제를 인지하기 어렵고, 해결하는 속도도 그만큼 느려진다. 

그림을 굉장히 빠르게 향상 시킬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예전에 다뤘던 한 줄 쓰기, 스크랩, 가설 세우기, 카테고리 나누기, 사전 활용법, 유사이론 판단하기 등과 같은 실용성 확실한 방법을 소개한다.


편법아닌 정석으로 성장 가능한 기반이 되어주는 자가진단이다. 

나는 이 방법으로 정체기를 계속 벗어날 수 있었고, 학생에게 적용했을때도 커리큘럼이 진행될 때마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며 빠른 성장을 이뤄낸 결과가 많다. 확실하게 입증이 된 방법으로 AnT작업실 블로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모르는 부분을 채우고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기 위해, 배우는 과정에서 질문은 꼭 필요하다. 자주 듣는 질문과 의견을 정리해 보면, 대부분 느낌과 고민이 두루뭉술하게 섞여 있다.

진행을 못 하겠어요.

어떻게 그려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잘 안 돼요.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안 되는 부분에서 한 가지를 꼽는다면 어느 부분인지 되물어 본다. 이 과정을 거치면 모호한 느낌에서 구체적인 사안이 드러난다. 

형태가 이상한 것 같아요.

명암이 너무 어두워진 것 같아요.

느낌이 선생님과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에 대해 한 번 더 물어보면, 학생 스스로 갖고 있는 단점이나 실수한 부분을 점점 세부적으로 짚어 나갈 수 있다.

특정 형태가 가로로  눌린 느낌, 세로로 길어진 느낌이에요.

계속 칠하다 보니 어두워진 것 같아요.

선생님이 선을 쓸 때는 부드러운데 저는 너무 날카로운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루뭉술한 느낌에서 시작하지만, 대화할수록 카테고리가 점점 좁혀 지고 상세해진다. 좁혀진 카테고리 안에서 해결 방안을 주면, 그림을 수정해 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 맞는 정보만으로도 스스로 그려왔던 그림의 완성도 보다 120% 이상 끌어내며 마무리를 할 수 있다.


티칭을 할 때 그림에 직접적인 수정을 최대한 피한다.


김앤트, 부름, 28.2x28.2cm, Charcoal 23 min, 2022



스스로 수정하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고, 평소 완성도보다 더 상향된 마무리로 연결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금손, 똥손과 같은 이야기는 그림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개념이다. 제대로 된 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접근이 어려울 뿐, 원래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그림을 마무리까지 끌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놓으면, 자체적인 원동력이 생겨 계속 실력이 상승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진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자가 진단을 해나가는 성장 방식이다. 

배우지 않아도 연습하는 과정을 만들 수 있다. 내 그림에 대한 상태를 파악할 때 생각으로 끝내지 않고, 메모장이나 문서파일에 쭉 작성 해 본다. 전반적인 상태를 쓰며 개인 성향과 그림에 대한 생각을 분리해 보고, 현재 성향과 그림의 장단점을 정리해 본다. 완벽하게 다듬어서 쓰기보다 생각나는 부분을 짧게라도 작성하는 것이 포인트다.  

실습을 해보며 그동안 적어놓은 부분이 얼만큼 적용되는지 확인해 보고, 장점을 극대화할 방법과 단점을 축소하는 방향을 다시 한번 적어놓는다. 자주 막히는 부분에서는 그리던 것을 멈추고, 해결 방안을 먼저 생각하고 정리한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같은 부분에서 항상 같은 방식으로 그리면 장단점을 파악하기 어렵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한 번에 안 된다고 좌절할 필요는 전혀 없다. 좋은 방향으로 연습해 나가면 중간 결과와 상관없이, 성공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서 경우의 수를 많이 만들어 놓고, 쌓이는 데이터를 분석해 본다. 좋아하는 작가, 그림 등을 보며 어떤 생각으로 풀어나갔는지 상세하게 추측해 본다. 해석 없이 느낌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은 연습 과정에서 배제하고, 좋은 사례를 좇아 비슷한 방향성을 유지해 나가면 시스템이 서서히 갖춰진다.

이 시스템은 자가 진단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가설을 통해 검증해 나가며, 스스로 솔루션 해나가는 선순환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독학할 때 이 방법은 메타인지를 향상 시키고, 다양한 장르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연습 과정에서 필수로 겪는 연속된 실패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자가 진단을 통해 극복 해나갈 수 있다. 

방식을 잘못 적용하면 시야가 좁아지며 합리화로 끝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객관적인 자기 객관화가 부족할 때, 자만감에 빠져 있을 때, 부족한 점을 허세로 채우고 있는 경우들은 자가 진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그 상황 또한 과도기임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며 자가 진단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자급자족 형식을 갖춰야 무한 동력이 생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가다로 끝나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