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앤트 Oct 21. 2023

그림지능

폴더

이해도를 결정하는 것은 지능이다.


그림을 생각 없이 그리고만 있는 행위는 요리로 비유했을 때, 끓이고 있는 육수에 여러 가지 재료를 몰아넣어 넘쳐흐르거나 잡탕이 되는 상황과 같다.

투기 종목을 보면 격투 지능을 중요하게 여긴다. 최고 수준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게 되면 기술이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격투 지능에 따라 결과가 많이 갈리게 된다. 비슷하고 동등한 기술을 가지고 있을 때, 전략으로 승부가 나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능이 중요해도 기술적인 보완이 충분히 필요하다. 연습량이 적으면 기술 레벨이 낮아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한정적이게 된다.


기본 없는 창의는 재료가 부족한 요리와 같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연습하고 해온 양만큼 채워야 기본기에 접근해 나갈 수 있다.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바로 창의적인 표현들로 연결하는 것은 성급하고 무리가 있어서 좋은 결과로 연결되기 힘들다.

이번장에서 풀어내는 내용은 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을 때 적용하면 좋은 후반부의 이야기다. 

그림에다가 지능의 개념을 조합해 보면,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그림에 얼마큼 활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이해도 부분이 된다.

기능적으로 봤을 때 기술을 분석해 연습하는 과정과 익힌 정보를 이론화하여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 쓰지 않으면 기술과 이론이 동시에 올바르게 상승하기 어렵기 때문에 순서를 나누어 보면 좋다. 특히 그림을 그리다가 더 이상 어디를 그려야 될지 몰라서 손만 움직이고 있는 상태라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론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다. 그 방법 중 한 가지를 소개한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27.2x37.2cm, 도화지에 연필, 2018


폴더를 정리하는 방법이다.

'지우개는 하얀 연필이다.'라는 말을 잘못 해석해 모든 재료를 연필처럼 쓰려고 했던 에피소드처럼, 많은 사람들이 실수로 연결될 수 있는 해석과 습관을 갖고 있다. 하나를 알게 되면 통합하려는 습성이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 만류귀종의 법칙 등의 영향을 받아서 한 가지를 알게 됐을 때 그 방식들로 통합하려는 습성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용되는 상황마다 폴더를 나눈다. 


상황은 목적에 의해 결정된다.


드로잉, 소묘, 수채화, 유화, 일러스트 등과 같이 장르와 사용 재료가 다를 때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들이 세분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그림을 회화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형태를 면 위주로 잡아나가고, 정확도 높게 진행할 때는 라인 위주로 잡아 나간다. 면과 라인도 장르에 맞게 러프하거나 깔끔하게 조정할 수 있다. 나누는 기준은 효율성이다. 이렇게 상황과 목적에 맞도록 폴더를 만들어 방식과 개념을 분류해 놓는다.

폴더를 잘 나눠 놓으면 시작점을 다르게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장르와 재료 그리고 소재 등 디테일하게 분류하지 않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섞어 그리는 것은 알맞지 않은 방식이다.

카테고리마다 다른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다 보면, 하나씩 모여 늘어난 폴더 안에 내용이 서서히 채워진다. 그것이 바로 그림 지능이다.


정리가 덜 되어 있을 뿐 가진 정보는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27.2x37.2cm, 도화지에 연필, 2018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바탕화면에 파일들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폴더를 만들어 정리해 놓으면 부팅도 빨라지고 파일을 찾기도 쉬워서 작업 속도가 엄청나게 향상된다. 

그림을 그려 가면서 폴더의 개념을 탑재한다면 체계적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단서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막연하지만 ,막상 찾게 되면 익히기 어렵지 않다. 


체계적인 방식들은 익히기 어렵지 않지만, 실행은 피로하게 느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록을 소화하는 과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