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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앤트 Oct 19. 2023

어록을 소화하는 과정

이소룡

장르와 상관없이 공통된 마음가짐은 기본개념으로 삼을만하다. 


이소룡이 남겼다고 전해지는 어록들을 보며 크게 공감했다. 그림 장르에 대입해 보며 해석해 보겠다.

"10000가지 발차기를 한 번씩 연습한 상대는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한 가지 발차기를 10000번씩 반복하면서 연습한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10000가지 발차기를 한 번씩 연습한 상대는, 새로운 것을 좇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려는 목적을 가진, 다 경험 위주의 성향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본이 부족한 새로운 체험으로 그치며 실용적으로 연결하기 힘들다. 

한 가지 발차기를 10000번 반복하며 연습한 상대는 하나의 길에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나가는 실용 위주의 성향이다. 그만큼 이해도가 뒷받침되어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두려워할 만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계속 같은 개념, 같은 생각,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는 10000번은 이해도가 아닌, 숙련도만 높아지는 방향으로 설정될 수 있다. 장단점을 판단해 가며 보완하고 덜어낸 반복이 정말 두렵다.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적용할 줄 알아야만 한다." 

정보가 하나 들어왔을 때 알게 되었다고 인식되는 것은 착각이다. 실행을 해보면 한 번에 적용되지 않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고, 그렇게 정제된 정보들이 실용성을 갖추게 되었을 때 자기의 것이 된다. 이 과정 없이 방향성만 남은 정보로 적용이 되지 않은 이론들을 유사이론이라 하고, 이야기로만 풀어놓는 경우를 입그림이라 부르기도 한다. 딱 떨어지게 적용이 된다는 것은 정말 차원이 다른 일이다. 


정말 잘 안다면 그 말을 선뜻 꺼내지 않는다.


김앤트, 오프닝, 28.2x28.2cm, Charcoal 10 min, 20221


"스스로 한계를 주지 말아라 한계는 없다. 정체기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넘어서라."

보통 한계점은 자신이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변에서 한계점을 정해 놓고 나를 대해도, 그것을  뚫고 넘어가는 순간 평가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성장 정체기 때 겪는 한계점은 적절한 방향이 주어지면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지만, 직접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몇 번을 반복하고 극복해 나가다 보면 그 경계는 당연한 과정으로 느껴지게 된다. 한계를 크게 인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좋은 얘기다.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속에 침투하게 두지 마라. 그런 생각은 자신감을 죽이는 마약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살아가는데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말을 뱉을 때,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마음 또한 이해한다. 오랫동안 경험해 보고 나니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시간은 부질없었다. 알면서도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감정이 바닥을 쳐도 항상 각오를 다지며 마무리한다.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생활을 하고, 이런 대접을 받고, 이런 일에 휘말리고, 수준에 맞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다시는 같은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성장 과정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막연함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결단력은 전환의 키포인트다. 


"매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줄이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잘라버려라."

잘못 해석하면 덜어낸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한 요소가 숨어 있다. 언젠가는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선행 조건이 있다. 반대로 늘려놓는 것이다. 분석해서 카테고리를 나누고 하나씩 적용해 보며, 폴더를 세부적으로 늘려나가는 과정이 먼저다. 조건이 되었을 때 폴더를 조금씩 합쳐보고 안정화되면 한 번 더 크게 합쳐보는 방식이다. 서서히 개념과 방법 등을 통합해 가면 표면적으로 줄인 것이 된다. 줄이기 위한 판단력을 키우기 전에  방법을 줄이게 되면 체계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민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면, 정작 실천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계속 늘어놓다가 부담되어 시작도 못 하는 상태다. 하루에 하나씩 실행해도 1년이면 365개의 실행이 모이는데, 1년 동안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소소한 목표를 조금씩 모아나 가야 한다. 


김앤트, 엔딩, 28.2x28.2cm, Charcoal 17 min, 2022


"실제로 효과가 있는 수단만을 사용하라. 그리고 당신 자신만의 것을 더하라."

이 문장은 실용성과 모방에서 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림 성장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실용성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과학 공부를 통해 빛의 물리학을 파악하고 나열했는데, 그림에는 적용이 하나도 안 된다면 실용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변환 방법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 실제로 적용되는 부분에 느낌과 감각을 올려 스타일을 만들어 나간다. 


"다른 사람이 성공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말라."

막막한 길에 놓여 있을 때는 따라가기만 해도 어느 정도 풀린다. 하지만 지속되었을 때 아류가 된다거나, 흐름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보편적이고 평범한 내용들을 계속 다듬어 새로운 발견을 통해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대로 당신은 될 것이다."

생각한 대로 다 되는 행복한 인생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생각을 강하게 할수록 목표가 더 뚜렷해진다. 그 목표에 맞는 시간을 보내며,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내가 만들어 간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만들어 간다. 하루하루 쌓여 먼 미래에 있을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자.


어록에 담겨 있는 뜻을 해석하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을 잡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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