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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앤트 Nov 03. 2023

카디오

확장 개념

체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실행할 수 없다.


카디오라는 단어를 처음에 들었을 때는 생소했는데,  요즘 꽤 많이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이 카디오를

그림에 어떻게 적용해볼지 정리해 보겠다.

특히 스포츠 칼럼을 보다 보면 카디오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카디오는 심혈관을 줄인 말이며 통합된 의미로 심폐 지구력을 뜻한다. 또 확장된 의미로 근지구력, 회복력의 넓은 범위를 다룬다. 이 개념들을 체력으로 전부 묶어서 정리해 본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계속 앉아 있을 때 허리와 목, 엉덩이가 아프고 손목, 어깨 등의 무리가 가는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한 체력을 만들자는 의미로 접근하는 주제는 아니다.

지구력과 체력은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다. 힘이 더 이상 안 들어가고, 지쳐서 눈이 감기고, 가빠지며 숨찬 느낌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지구력을 길러야 한다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책, 조깅, 등산, 수영, 러닝머신 등의 유산소 운동 방법떠오른다. 이 방법을 반복할수록 체력 계속 향상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고, 결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렇게 신체적으로 실행하만들 수 있는 부분은 제외한다. 그림에 특별히 적용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실행과 유지의 출발점인 정신의 카디오다.

 

정신력은 멘탈리티라는 단어로 대체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 대한 사고방식, 집념, 심리상태 등을 포괄한다.

이 정신력은 신체로 비유하면 근력에 가깝다. 정신의 힘. 그 힘을 잘 분배하여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지구력이라 부른다. 정신력에서 이 지구력을 카디오로 지칭해도 무방하다.

예전에는 쉽게 포기하는 결과에 대해 정신력이 약하다고만 생각하며, 정신 체력인 카디오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정신의 힘과 체력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많은 문제들을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다가 더 이상 못하겠고 힘들어서 쉬고 싶어지며, 그리기 싫다는 감정이 생기는 것은 정신적인 피로도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피로가 쌓이면 체력이 깎이고 쉽게 지치는 상태가 된다. 체력이 부족할 때 근력운동이 아닌, 유산소 운동을 하여 심폐 능력을 향상해 나가듯이, 정신적인 체력도 그에 맞는 방법으로 연습하여 개선해야 한다. 카디오는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본인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기분이나 감정으로 혼동될 수 있어서 개선하기가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카디오를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체력의 총용량도 중요하지만 회복력이 포인트다. 낮은 용량에서도 회복력이 좋으면  체력이 쉽게 고갈되지 않는다. 

첫 번째 방법은 그리기 위해 한번 앉았을 때 하나의 결실을 얻어내는 것이다.


1 그림 1 결실


김앤트, 산화, 28.2x23.2cm, Charcoal 29 min, 2022


완성하지 못하고 그리고 싶다는 감정이나 욕구만 해소하게 되면, 그리다 말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어 일상화된다. 결과를 얻지 못하는 기간이 지속되면 자신감을 점점 잃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알고 있는 정보 한 가지라도 적용해서 마무리를 해보는 방법을 사용하면 좋다. 물론 체력이 낮은 상태에서 이 방식을 완벽하게 이행 하긴 어렵다. 방식의 포인트는 '그렸다'라는 체험이자 경험을 남기는 것은 아닌 특정 방향이나 방법의 적용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왔는지 기억 또는 기록 한 가지를 남기는 것이다.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성급한 판단이거나 오류가 많을지라도 일단 진행하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 

얻은 내용이 크던 작던 상관없다. 작은 결과라도 다음 과정의 단서가 될 수 있기에, 단서를 얻지 못하고 끝내는 습관만 줄이면 된다. 단서를 얻어가는 행위는 소모되는 멘탈에 회복제와 같은 역할을 해 주며, 총용량을 더 늘릴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이런 개념을 알기 전 무지성으로 사용했던 방법이다. 그냥 계속 앉아 있기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그리기 싫어졌을 때 그만두면,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또 그리기 싫어져서 포기할 확률이 굉장히 높았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와도 계속 앉아있는 방법을 택했다. 잡생각이 들고 집중이 안돼서 '이럴 바엔 차라리 쉰 다음에 다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다른 일을 먼저 한 후에 다시 그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항상 같은 지점에서 포기하고 있는 것 같고, 지속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앉아있었다. 몇 차례 반복될수록 포기하고 싶었던 지점에 왔을 때, 극복했던 경험을 통해서 계속 버텨낼 수 있었다.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강도의 체력 고갈이 왔을 때도 버티면 또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잡생각을 하면서도 앉아있었던 기억이 많다.

결과적으로는 무지성의 버티기 방법이었지만 웬만하면 정신적인 체력이 고갈 되지 않는 상태를 만들 수 있었다.


세 번째 방법은 목표를 상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더 그리지 않으면 항상 미숙한 완성도로 마무리될 것이다.' 그리고 싶고 꿈꾸는 그림이 무엇인지 구체적이지 않아도 나름의 목표치를 항상 떠올려야 한다.

컨디션 상태와 기복에 따라 그림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은 평균치가 높지 않다는 것과 같다. 체력이 회복되었을 때 그린다 해도 현재 완성도가 생각보다 많이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체력이 부족할 때 해내면 더 큰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나름의 설정을 통해, 더 나은 그림으로 남기려는 생각으로 버텨낸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정신의 카디오가 향상된다.


정리한다.

정신을 집중하는 힘인 정신력과 정신 체력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나누자.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정신의 체력인 카디오를 보완하고 늘리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본다. 잘 적용되는 한 가지를 먼저 실행해 보면서 버텨낸다면, 그림을 대하는 자세와 완결성이 차츰 상향될 것이다.


높은 체력과 회복력이 있다면 버티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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