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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앤트 Nov 04. 2023

비소의 거울

결핍

누구나 한 번쯤은 비웃음을 당한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과도기에 있는 경우에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보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일이 비웃음이다. 


가끔 어디선가 비웃음을 당해서 사기가 굉장히 저하된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림뿐만 아니어도 어떤 일을 진행하다가 보면 여기저기서 조언을 많이 듣게 된다. 상대가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전체 상태를 먼저 파악한 후에 장단점을 나누어 개선점을 강제성 없이 권하는 것이 정확한 조언의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자기 과시의 목적이 담겨 조언으로 포장되거나, 상대방의 상태가 고려되지 않고 자기 생각만 강요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이런 것들은 조언이라기보다 훈수로 판단해도 무방하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27.2x37.2cm, 도화지에 연필, 2018


조언의 개념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다. 거기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기와 의견이 다르거나 말을 안 듣는다고 판단되었을 때 좋게 말하면 독설, 안 좋게 말하면 비아냥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예상하지 못하고 멋모르고 당할 때는 속 상하기도 하고, 억울해서 기분이 다운되는 등 감정이 앞서게 된다. 

그런 일을 겪고 그림 그리러 온 학생의 모습은 자세가 축 늘어져 힘없는 상태일 때가 많다. 겪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심각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대처 방안을 작성해 본다.


한 사람이 여러 과정을 거치며 해온 경험과 노력에 상관없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과도기 모습으로만 판단해 깎아내리면서 포기를 종용하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다. 심각한 경우들이다. 이런 일을 당하다가 보면 처음에는 굉장히 화가 난다. 오기도 생기며 감정적으로 복잡해지다가도 또 마음처럼 그림이 안 풀리니까 내가 들었던 얘기들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점을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이 과정을 극복하지 못했을 때 포기하게 되는 사례도 굉장히 많다. 


드라마, 영화, 소설에서나 볼법한 '너는 절대 성공 못 한다.' '재능 없다.'는 얘기를 여러 경우에서 듣게 되었다. 그 밖에도 여러 일화가 있지만 중요하지 않기에 생략한다. 이 과정을 생각보다 많이 겪으며 성장을 해오면서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아무런 힘이 없다.


힘에 근간이 끊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하게 되는 경우의 심리를 유추해 보면 생각보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상대를 깎아내리고 비난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조금 거슬리기 때문에 선을 계속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결핍을 상대방이 갖추고 있을 때 거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 명예, 외모, 능력 등은 물론이고 특정 성향들에 대해서도 결핍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열정이 넘치며 진지하고 신념이 있어 보일 때. 특히 막 시작 단계에 있는 경우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높은 이상과 멘탈을 지니고 있어서 상대가 자신의 역량으로 컨트롤이 안 될 때. 현재 상대방보다 분명히 잘 그린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말을 안 듣는 것 같을 때. 자격지심이 들며 짜증 나는 등의 감정으로 그 심리를 추측해 볼 수 있다.

무언가에 대한 결핍이 선을 넘게 만들며 조언도 개인감정 해소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런 기반이 확률적으로 깔려있지만 대부분 심각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다. 진지하게 몰입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로 가볍게 툭툭 던지는 말인 경우가 많을 뿐이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인생의 한 줄로 남을 정도의 심각한 얘기들이며,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그런 말들이 비수처럼 꽂힐 것이다. 그 비수로 인해서 장기간 컨디션이 망가질 수 있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27.2x37.2cm, 도화지에 연필, 2018


작은 결핍들에서 오는 깎아내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속상한 감정은 있어도 컨디션이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무시했었다는 사실도 기억 못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말들을 주워서 담고 있었던 것이다.

과실로 따지면 말을 가볍게 뱉은 미성숙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과실이 더 크지만, 처음부터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정리하고 싶은 얘기는 상대방은 전혀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다. 진지하지 않은 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자신을 갉아먹는 행위가 된다. 그 결과를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이다. 속상하고 기죽어서 컨디션 떨어진 그 하루하루가 훗날에 굉장히 아깝게 느껴질 것이다. 


힘들어도 되는 날은 최선을 다하지 못한 하루뿐이다.


시도해서 실패한 날은 괜찮다. 시도조차 안 했던 날들이 쌓여가며 모든 과실의 주체가 내가 됐을 때

그런 날들에 괴로움을 느낄지언정, 과실의 주체가 다른 사람이 됐을 때는 힘들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주변에서 가볍게 비웃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말 그대로 가벼운 행동이며, 상대를 깎아내리는 행동을 하는 경우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약점이나 결핍을 먼저 오픈하는 행동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은 놔두되 비웃음당한 부분은 방치하지 않는다.

항상 내가 진행하고 있는 방향이나 전체적인 큰 흐름에 확신이 있어야 되고, 확신을 가지려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끊임없이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부분들을 충족시키면서 시간이 흘렀을 때 같은 부분을 절대 비웃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 복수의 개념이 아니라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여지없이 채워 놓는 것이다.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로 계획을 잡아 놓으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우의 수가 적은 말에 절대로 흔들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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