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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Aug 05. 2019

가벼운 게 다 좋은거에요?

전 적당히 무게감이 느껴지는게 좋아요

 쇼룸을 방문하는 손님 중 절반은 가벼운 테를 찾는다고 한다. 그만큼 가벼움은 안경의 품질에 직결되는 요소다. 그 가벼운 안경과 같이 언급되는 단어로는 ‘티타늄’이 있다. 안경을 오래쓰면 코에 코받침 모양이 찍히는 것이 싫어서 가벼운 티타늄안경을 찾는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귀 쪽이 예민하여 오래 쓰면 귀가 아프다고 한다. 티타늄... 티타늄... 애석하게도 우리 쇼룸에는 한 종류의 티타늄 라인업이 있었다. 두 가지 모양에 각 세 칼라씩 총 6종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젠 거의 품절 상태다.


www.gngr.kr


 스테인리스나 모넬 재질로 만든 테를 쓰다가 티타늄 테를 쓰게 되면 그 가벼움에 깜짝 놀라게 된다. 처음 만져보는 사람들은 너무 가벼워서 장난감 같이 느끼기도 한다. 티타늄은 탄성이 엄청나기 때문에 최소한의 피팅만으로 내 얼굴을 감싸는 아주 멋진 착용감을 준다. 또 어떤 금속들과는 다르게 알러지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완벽한 재료! 최고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꼭 티타늄이 아니더라도 얇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가벼운 아이웨어를 만들 수 있다. 또 플라스틱 종류에도 엄청 가볍고 탄성 좋은 재료들이 있다. 각각의 이 가벼운 소재가 적재적소에 쓰인다면 아주 가벼운 안경이 된다. 




 하지만 이 놀랍도록 가벼운 테들이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나처럼 고도수의 렌즈를 착용하거나 특수기능 렌즈가 필요한 사람들은 조금 불편을 느낄 수 있다. 테가 전체적으로 가볍다면 두꺼운 렌즈 때문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다. 그러면 안경이 쉽게 흘러내리고 움직일 때 아래위로 크게 스윙하게 된다.




 나도 언젠가 초경량 안경에 꽂혀 처음 티타늄 안경을 산 적이 있다. 통학을 하며 이번 지하철을 놓칠까봐 환승통로에서 뜀박질 하는 게 일상이던 때였다. 마구 달리다보면 어느새 안경은 내 눈에서 멀어져 있었다. 마치 휴가철에 이마 위에 선글라스를 꽂듯이 이마 위로 안경이 치솟아 오르거나 아예 멀리 날아가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뛸 때는 안경을 벗어 손에 움켜쥐고 뛰었다. 그러면서도 비싼건 손이 많이 가네- 하며 좋아했다. 나중에 집에서 발견한 기역자로 생긴 고무파츠를 껴보았더니 딱 고정되어 흔들리지 않았다. 당분간은 엄청 편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 고무파츠는 외관을 많이 해쳐 볼때마다 정이 조금 떨어졌다. 회의감이 조금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안경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수치가 기록되거나 보고된 것은 없지만 사람 얼굴위에 무게 몇 그람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10g차이를 정말 알 수 있을까? 그 테가 얼굴에 어떻게 피팅 되는지에 따라 흘러내려서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고, 너무너무 잘 맞아서 기분 좋은 무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어차피 렌즈 때문에 어느 정도 무게가 생긴다면, 자신의 렌즈에 따라 무게를 얼굴 전체로 퍼뜨려 가장 편안함을 주는 밸런스를 찾아야한다고 본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무거운 안경이 더 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런 점을 고려해보고 좋은 안경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





@antennaman_

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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