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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창가 May 27. 2021

3.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

<Wonder>




Auggie는 마침내 학교에 가기로 결정한다. 첫 등교날, 학교에 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던 엄마는 오히려 눈물을 글썽이고Auggie는 그런 엄마의 눈물을 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학교 안으로 얼른 들어가 버린다. 태어나서 10살이 될 때까지 가족의 사랑 속에서만 자란 Auggie의 첫 학교 첫 수업날이 시작된다. 그리고 거기서 Julian이라는 악당을 만난다.





P33


I felt very sad and a tiny bit happy at the exact same time, kind of like that laughing-crying feeling all over again.


친구들과 학교 투어를 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있다. 울고 싶을 때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감정. 그런데 여기서 happy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분명히 친구들과의 만남이 썩 흔쾌하진 않았는데도 내면의 행복감이 살짝 얼굴을 드러낸다. 친구에 대한 갈망. 또래 아이들처럼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고 싶은 숨겨진 소원.






P34


Okay, so is he the kind of kid who's one way in front of grown-ups and another way in front of kids?


영어를 통째로 외워도 좋을 표현이다. 어른 앞에서와 친구들 앞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아이. Julian을 말한다. 이런 아이, 이런 인간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쓸 말이 종종 있을 거니까 외워두자. Wonder에서는 Auggie 앞에 나타난 세 친구 Julian, Charlotte, Jack을 통해 인간의 세 가지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못된 놈, 못되지도 착하지도 않은 놈, 착한 놈.






P36


Just remember that this is everyone's first day of school. Okay?


언제나 든든한 누나인 Via는 첫 등교를 앞두고 초조해하는 Auggie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Auggie 가족의 결속력과 사랑은 참 본받고 싶다. Auggie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한 마디 한 마디에 드러난다. 첫 학기의 첫 날이 누구에게나 첫 날이라는 말은 단순한데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P37


Suddenly someone was sitting down next to me. It was Jack Will. Jack.


Auggie는 사회 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았는데도 사람을 볼 줄 안다. 너무나 많은 안 좋은 시선을 받으며 자라와서 자연스럽게 생긴 생존 본능일지라도 그 기능만큼은 예리하다. Jack을 알아봤으니. 그리고 Jack은 Auggie가 본대로 진심을 가진 아이였다. 다들 피하는 Auggie의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턱 앉았으니. Auggie는 너무나 고맙고 반가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그 전까지는 바보같이 생각하던 행동인 손까지 흔들며 인사한다.






P43


"Like a lamb to the slaughter" : Something that you say about someone who goes somewhere calmly, not knowing that something unpleasant is going to happen to them.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처럼"


Auggie는 도살장에 끌려간 양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것도 모른 채. 두렵지만 그래도 순진한 희망을 품고. 세상은, 비록 그것이 어린이의 세계일지라도 만만치 않은데 Auggie는 그걸 알기엔 아직 너무 순수하다. 그리고 당한다, 못된 놈 Julian에게.





P44


But in Star Wars Episode 3 : Revenge of the Sith, Darth Sidious's face gets burned by Sith lightning and becomes totally deformed. His skin gets all shriveled up and his whole face just kind of melts. I peeked at Julian and he was looking at me. Yeah, he knew what he was saying.


예전에 인터넷에서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10살 짜리 아이들이 한 아이를 집단으로 괴롭혀서 작게 기사가 난 것이었다. 부촌에 있는 초등학교답게 아이 부모님은 모두 사회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피해자가 발달장애아였다. 아이들은 약한 그 아이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바지를 벗기고, 오줌을 먹으라고 하고, 때리고... 과연 10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잔인한 행동을 일삼았다. 그 아이의 엄마 아빠 심정은 어땠을까. 그냥 조금 약하게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어려서부터 세상에서 배척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그래도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거나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이 없다면? Julian도 Auggie의 안면기형에 대한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고 거기서 쾌감을 느끼는 전형적인 못된 아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런 가해자 아이들의 인성은 타고나는 걸까, 부모가 잘못 가르친 걸까. Wonder를 읽으면서 부모됨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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