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쉬었던 일을
다시 시작한 지
2년 남짓 된 것 같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이제는 괜찮을 것 같아서
큰 맘 먹고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코로나와 맞물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1년 가까이
24시간 집에 있는 아이를
끼고 일하느라
정말 울기 일보 직전까지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항상 자기만 쳐다보던
엄마의 눈이
컴퓨터로 고정되자
아이의 상실감이
상당히 컸던 것 같다.
매일 이러더니 요즘은 아예
정확히 목표물을 콕 집어서
라고 한다.
그래도 맨날 엄마 옆에서
맴맴 돌면서 볼 건 다 봤는지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받아와서
예쁘게 꽃을 피운 다음
내 책상 위에 놓아준 작은 화분.
번역할 때 항상 옆에 놓는
스케줄 다이어리와 볼펜.
마우스까지 디테일한 노트북.
(화면 전체가 '번역'이라는 글자로
꽉 차 있다)
그리고 내가 어딘가 써 놓고 까먹은
'번역'을 뜻하는 중국어 '翻译'.
전부 내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고
내가 매일 사용하는 것들이다.
얼마나 엄마 책상만
하염없이 쳐다봤는지
그림도, 글씨도
지나치게 자세하다.
그림 잘 그렸다고
칭찬해 주고 싶은데
왜 눈물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