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하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물이 없어 메말라 쩍쩍 갈라진 땅, 마실 물이 없어 흙탕물을 퍼마시고 먹을 것이 없음에도 배만 불룩 나와 있는 어린 아이들, 사자와 기린이 초원을 뛰놀고, 아직 개발이 덜 된 미지의 땅. 아마도 머릿속에 이런 이미지들로 가득할 것이다.
물론 이 이미지가 틀린 건 아니다. 나도 아프리카를 가기 전까진 이런 모습들을 상상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 아프리카를 판단하기엔 너무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먼저 ‘아프리카’라는 명칭에 대한 오해인데 아프리카가 단일 국가명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아프리카는 유럽, 아시아처럼 6대주(6대륙)중 하나이고 세계에서 2번째로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대륙이다. 아프리카 안에 총 55개의 국가가 있고 그 안에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동유럽과 이태리, 프랑스, 독일을 모두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하니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느껴진다. 이 넓은 대륙을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명칭으로 퉁치는 것은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
예로부터 유럽 강대국들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았고, 원주민들의 문화와 언어, 종교적 이해 없이 단순히 경도와 위도에 따라 직선을 그어 국경선을 그어버렸다. 그랬기에 서로 연관이 없는 부족이 한 나라에서 생활하거나 같은 부족이어도 국가가 나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아프리카는 갈등과 분쟁, 아픔의 역사를 지닌 땅이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모습을 확대시켜 보여주어 사람들에게 측은한 마음을 불러일으켜 후원까지 연결시킨다는 점에서는 좋은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정형화된 모습만을 보여주다 보니 이미지가 고착화된 경향이 있다.
내가 가본 아프리카는 극도의 궁핌함과 현대적 도시의 모습 둘 다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마을은 당연히 전기도 없고 수도 시설도 없는 곳이지만, 시내 번화가에는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첨단 IT기계를 이용해서 업무를 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곳이 아프리카다.
사파리는 정해진 국립공원에 가야지만 볼 수 있고, 이곳 사람들 역시 태어나서 한 번도 야생동물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겨울에는 추워서 패딩을 입어야 될 정도로 쌀쌀하며 북부 고원 평야지대에서는 아주 추울 때 눈이 내리기도 한다.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인 ‘놀리우드’에서는 미국의 할리우드보다 더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디스 이즈 리얼 아프리카!’
여기서 모금가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아직까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사는 극빈층 인구가 많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200만명의 사람들이 극빈 상태에 처해있다. 이런 위급한 상황을 강조하자니 스테레오타입의 아프리카 이미지만 보여주게 되고, 그렇다고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현대적이고 다채로운 아프리카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면 모금이 잘 안되고... 참 어렵다 어려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자극적이고 힘든 이미지보다는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밝고 희망차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단체들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후원자님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