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워크샵 1일차 : 시메파페를 아시나요?

지역상권 살리기/ 골목투어/ 삿포로의 문화를 찾아서.

by 앤솔로지클럽


워크샵 1일차,
파르페 문화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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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워크샵은 원래 아침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서 떠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전일에 내린 폭설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연결이 지연됐고 예상치 못하게 비행기에서 노을지는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애매한 시간대의 비행은 오랜만이라 오렌지빛 노을을 잠시 입 벌리고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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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시간 동안 인천공항에서의 우리는 아주 바빴다. 우선 중간 중간 클라이언트들의 업무를 더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들을 하느라 바빴고, 어느정도 업무를 마무리 하고서는 재밌는 놀잇거리를 찾아다니느라 바빴다.


아무래도 인천공항이 월드 베스트인 이유가 있다. 놀거리, 먹을거리, 재미까지 어느하나 놓치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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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이엇 게임즈가 팝업 스토어를 하고 있었는데 역대 가본 팝업스토어 중 손에 꼽게 재밌었다. 게임월드로 가는 비행기 티켓에 각자의 닉네임을 새겨주고, 특정 구역을 가서 설명을 들으면 스탬프를 찍어주는데 스탬프끼리 모으면 캐릭터가 완성된다. 게임랜드로 떠나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을 절묘하게 엮어낸 좋은 팝업이었다.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우리는 지연된 시간 동안 라이엇 게임즈가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를 찾았고 각각 발로란테와 롤의 재미를 알아버렸다. 무슨 분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놓여있는 재킷과 모자를 쓰고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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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선 앤솔로지 클럽 브런치에 올릴 1월 4주차 업무일기를 적었고, 남는 시간엔 고요가 가져온 책을 읽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삿포로에 도착.


워크샵 첫 날 일정은 원래 딜레이를 예상하고 계획했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삿포로의 '시메파페' 문화를 즐기러 가기로 했다. (*삿포로에서의 식사는 관광객이 줄서지 않는 곳에서 현지인의 바이브를 느끼며 먹기로 했는데 첫 저녁 선택은 대참사 수준의 실패여서 길게 적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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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메파페란 술을 마시고 파르페로 마무리한다는 삿포로만의 독특한 문화다. 그래서 술집이 번화한 곳이면 새벽 늦게까지 하는 파르페 가게가 많고, 일부 파르페에는 알콜이 첨가되어있기도 하다.


한밤에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술집이 아닌 파르페 집이라는 게 좋았고, 술을 잘 못하는 나와 고요는 저녁에 술 대신 눈으로도 예쁘고 입으로도 맛있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파르페 문화가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우리가 방문한 나나카마도는 재료의 맛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과 각 파르페마다 스토리가 있어서 시즌별로 바뀐다는 점이 아주 재밌었다.


사진 상 왼쪽에 있는 낮은 잔에 담긴 파르페는 약간의 도수가 있다. 겨울의 나뭇가지와 겨울을 형상화한 파르페로, 안에 사케 샤베트도 들어있다. 위에 올린 장식들도 다 직접 구워낸 과자들이다. 나뭇가지 모양도, 말린 나무껍질 모양도. 그리고 벽면에 붙어있는 시트러스 느낌의 과일도 다 직접 청으로 절이거나 말려낸 것들만 활용한다.


오른쪽의 파르페는 'Return of happiness'라는 이름을 지녔다. 팥과 깨, 그리고 말차로 맛을 낸 전통적인 파르페인데 집나갔던 행복도 돌아오게 만드는 맛있는 맛이었다. 쿠크다스 같은 랑그드샤 과자도 직접 굽는 것 같았는데 바삭하고 담백했다. 베스트 메뉴였던 이유가 있다.


나나카마도는 파르페를 시키면 뒤에 살짝 보이는 종이처럼 스토리가 담긴 엽서를 준다. 들어있는 재료와 이 파르페의 이름이 적혀있다. 현지에서 유명한 파르페, 커피, 술, 사토도 가보았는데 먹는 재미와 스토리 측면에서 나나카마도가 압승이었다.


시즌마다 볼거리를 주는 디저트가 나오는 곳, 저녁에 술 대신 파르페를 먹는 문화가 있는 도시. 우리나라의 지역 소도시도 이런 볼거리와 문화가 많을테니 찾아서 발굴하고 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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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눈축제 덕에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겨울 도시가 된 삿포로. 고요와 일본 여행은 벌써 세 번째인데 그때마다 느끼는 건 일본의 지역 균형 발전엔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다. 교토의 작은 마을 아라시야마는 대나무숲과 조붓한 사찰들로, 눈의 도시 삿포로는 눈 덮인 정경과 저녁 문화들로.


워크샵 1일차는 사실 발만 담그는 짧은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지역들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선 뭘 하면 좋을지,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역 관광은 어떤건지 살펴봤던 우리의 남은 여행기도 많이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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